[사설]영농현장에 까지 불똥 튄 최저임금 인상

경인일보

발행일 2018-05-25 제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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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인상의 불똥이 농가에까지 튀고 있다. 올해 최저임금은 7천530원으로 작년 6천470원에서 16.4% 올랐다. 주 40시간 기준 월급으로 환산하면 157만543원이다. 경기지역 농가 인력시장의 농사 품삯은 남성 기준 평균 11만~12만원으로, 지난해보다 1만~3만원 올랐다. 반면 농가의 평균 순수익은 2016년 3천81만원, 2017년 3천264만원으로 제자리 걸음이다. 수치상 16.4%의 부담이 고스란히 농민 몫으로 떨어진다는 얘기다.

편의점·음식점 등 자영업자들과 중소기업들도 타격을 입었다지만 노동 집약적인 농촌의 특성상 체감하는 후폭풍은 더욱 크다. 시설채소 농장과 화훼농가, 가공업체는 일손이 곧 매출로 직결되는 구조다. 특히 수확시기에 많은 일손이 필요한 품목을 재배하는 농가는 인력을 줄이면 수확시기를 놓치게 돼 바로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 우려하고 있다.

정부는 최저임금의 안착을 위해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 대상에 농업분야도 포함시켰다. 농업분야 5인 미만 사업체 및 외국인 고용농가를 대상으로 주 40시간 이상 노동자에 대해 1인당 월 13만원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단기고용 형태가 일반적인 영농현실상 정부지원을 온전히 받을 수 있는 농가가 얼마나 될지는 의문이다.

농촌에는 이미 수년 전부터 외국인 노동력이 들어와 있지만, 이제는 그들마저 인상된 품삯을 요구하고 있다. 외국인 근로자 수를 줄이거나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최저임금을 차등적용하자는 움직임도 있지만 자칫 외국인을 차별한다는 역풍이 우려돼 딜레마다. 외국인 노동력이 점유한 영농현장은 이제 가족들로 일손을 충당하거나 영농규모를 대폭 줄이려는 추세가 완연하다.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농민들의 불만은 일괄 적용에서 시작된다. 한국은 주거비 등 물가가 비싼 수도권에서 일하는 근로자와 농어촌의 근로자가 똑같은 최저임금을 받는다. 그렇다면 다른 OECD 국가들은 어떤가. 일본·호주·네덜란드 등은 산업별 최저임금을 적용하고 있으며, 미국·일본·캐나다 등은 지역별 최저임금을 적용 중이다. 단일한 최저임금제를 도입한 독일도 시행 전 실업률을 낮추고 고용의 유연성을 달성했다. 일률적인 최저임금 적용에 대해 전반적인 조사와 분석을 통해 지역별, 업종별 특성을 파악하고 대대적인 개선작업을 해야 한다. 가까스로 버텨온 농업의 뿌리를 흔들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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