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중대 기로에 놓인 소득주도성장론

경인일보

발행일 2018-05-28 제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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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최저임금에 상여금과 복리후생수당 일부를 포함하는 내용의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어렵게 통과시켰다.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를 둘러싼 경영계와 노동계의 갈등이 1년 만에 마무리된 것이다. 산입범위 조정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발등의 불로서 여당과 야당이 모처럼만에 머리를 맞댄 결과로 긍정적이다.

이번의 산입범위 확대는 1988년 최저임금 시행이후 30년만이다. 오늘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내년부터는 최저임금에 상여금의 25%와 숙식 및 교통비의 7%가 반영될 예정이다. 노동자가 받는 정기상여금과 복리후생비의 일부를 최저임금에 포함시키는 것이 개정안의 핵심으로 그동안 노사정 모두를 괴롭혀 왔던 것이다. 특히 경영계의 고민이 컸었다. 연봉 4천만원을 주고도 최저임금법 위반으로 처벌을 받아야 하는 고용주들이 생겨난 것이다. 기본급과 직무수당 등 매월 정기일률적으로 지급하는 급여만 산입범위에 넣고 상여금과 숙식, 교통비 등은 포함시키지 않아 진작부터 최저임금 체계를 바로 잡을 필요가 있었다.

사측에서는 대체로 수용하는 분위기이다. 산입범위 확대로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에 따른 기업 부담을 다소간 덜 수 있게 된 것이다. 정부는 연 2천500만원의 임금 근로자 600만여 명은 법 개정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또한 정부는 대선공약인 '2020년 최저임금 1만원'의 포석을 까는 실리를 얻었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등 노동계의 반발이 관건이다. 민주노총은 '헬조선의 문을 열었다'며 대규모 총파업을 예고했다. 대기업에만 혜택이 돌아갈 뿐 연봉 2천500만원 이상은 물론이고 상당수의 저임금 근로자들도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2개월 혹은 분기별로 지급하는 상여금의 매월 분할지급 빌미 제공 내지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 원칙까지 깨뜨렸다는 주장이다. 현재는 상여금 등 노동자에게 불이익을 줄 수 있는 취업규칙을 변경할 때는 노조 혹은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요구하나 이번 개정안에서는 노동조합이나 노동자 과반수의 '의견청취'만으로 수정이 가능하도록 완화한 것이다. 단기시간제를 주로 고용하는 식당이나 편의점업주 등 소상공인들만 딱하게 생겼다. 올해에 이어 내년과 내후년에도 최저임금 두 자릿수 인상이 불문가지여서 영세업종 초토화마저 점쳐지니 말이다. 땜질식 미봉책 비판의 이유이다. 문재인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이 중대 기로에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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