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창]최저임금 논란 해법 마련 시급

이현준

발행일 2018-05-29 제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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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준 인천본사 경제부 차장
최근 만난 인천 지역 한 중소제조업체 사장은 "해외로 나가야 하나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사업이 잘돼 해외로 진출하겠다는 게 아니라, 공장 운영이 힘들어 다른 활로를 모색한다는 의미였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인건비 부담이 커지고 부품값도 올라 제품가격을 올려야 하는데, 가격 경쟁력이 걱정이라고 했다. 수출시장에선 물론 내수시장에서조차 수입제품에 밀려 아예 생산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였다. 다른 업체 사장은 미국시장에 공급했던 몇몇 제품의 '수출 포기'를 선언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최근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 시장과 사업주의 어려움, 수용성을 충분히 분석해서 목표 연도를 신축적으로 생각하면 좋겠다"고 했다.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 원으로 올린다는 공약과 관련해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비친 것이다.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인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최저임금 인상은 중소기업이나 영세 자영업자의 지불 능력을 높여주면서 같이 가야 한다. 인상 시에는 속도를 봐야 한다"며 최저임금 인상 속도 조절론에 무게를 실었다. 최저임금법 개정안은 이런 당정(黨政)의 속도 조절론을 반영하듯 정기상여금과 복리후생 수당 일부를 최저임금 산입범위로 포함했다. 하지만 노동계는 "최저임금 인상을 무력화하고 저임금 노동자의 임금 삭감이 우려된다"는 등의 이유를 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경영계도 이번 개정안이 기업의 어려움을 해소하기엔 미흡하다는 입장이다. 노사(勞使) 모두 불만족스러운 상황에서 갈등의 골이 깊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지난 3월 말 가계부채 잔액 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상황에서 한국은행의 기준 금리 인상 압박이 커지고 제조업 가동률, 유가 등 지표에서도 위기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경영계와 노동계 간 대립이 지속되면 언제든 위기가 현실화될 수 있다. 결국 당정이 나설 수밖에 없다. 현장의 목소리를 기반에 둔 해법 마련이 시급하다.

/이현준 인천본사 경제부 차장 uplh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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