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구멍난 인천시의 대형 재난대책

경인일보

발행일 2018-05-29 제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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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화재가 발생했을 경우 반드시 따라올 수밖에 없는 연기 피해와 관련한 인천시의 대처가 너무 안이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시가 지난 27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1일 발생한 인천항 오토배너호 화재로 생긴 연기에서 중금속 등 인체 유해물질이 다량 검출됐다. 그런데 화재 발생 이튿날인 22일 인천시는 이산화황, 이산화질소, 일산화질소 등 대기오염 정도가 기준치 이내로 나타났다고 발표했었다. 기준치 이내라고 한 측정 장소는 신흥동, 송림동, 송도지역이었으며, 측정 시간은 21일 오후 6시였다. 인천시가 동일한 사안을 놓고 5일 간격으로 발표한 내용이 상반된다.

21일의 인천항 선박 사고 당시 인천 도심 지역 전역이 연기에 뒤덮이다시피 했다. 중고차 운반선에서 불이 났기 때문에 타이어와 연료는 기본이고 페인트 등 자동차와 관련한 모든 게 불에 탔다. 시민들은 하루 종일 타이어 타는 냄새에 시달렸다. 이 정도 상황이면 시민들에게 그 사실을 알리면서 연기 흡입을 막기 위해 외출 자제나 마스크 착용 등을 권고했어야 한다. 하지만 인천시는 그러지 않았다. 오히려 대기 오염과 관련해 아무런 문제도 없는 듯이 '인천항 주변 SO2(이산화황) 등 기준치 이내 측정'이라는 부제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화재 당일의 상황을 목격했던 사람들은 '기준치 이내'라는 말을 믿을 수가 없었다.

인천에는 다른 도시에 비해 화재를 비롯한 대형 재난 발생 요인이 유난히 많다. 인천항이 있고, 인천공항이 있으며, 공단지역도 드넓다. 언제 어디에서 무슨 사고가 생길지 모른다. 큰 불이 났을 때 연기를 흡입하면 안 된다는 것은 상식이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불이 나면 수건을 물에 적셔 코와 입을 막고 호흡해야 한다고 귀가 따갑도록 들었다. 인천 대다수 지역이 인천항 화재 연기에 휩싸여 있었지만 인천시는 그 기본적인 안내조차 없었다. 이런 상황에 대한 매뉴얼이 아예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아무런 대책도 없이 인천항에서 날아오는 연기를 마실 수밖에 없었던 인천시민들은 인천시에 두 번 피해를 당한 셈이다. 한 번은 유독물질이 함유된 연기를 마신 것이고, 또 하나는 오락가락 행정으로 인한 실망감이다. 행정행위의 기본 요건 중 하나가 신뢰이다. 인천시는 이제라도 연기 발생 상황을 포함한 각 분야별 재난 대응 매뉴얼을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더 이상 시민 안전과 관련하여 행정의 신뢰를 잃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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