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성어로 읽는 고전]동동왕래: 자주자주 가고 온다

철산 최정준

발행일 2018-05-31 제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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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남북을 통틀어 보면 맨 꼭대기에 있는 산이 백두산이다. 우리나라의 등줄기를 백두대간이라 하듯이 산수의 정기를 발출하는 근원에 해당하는 산이다. 백두산에는 천지라는 못이 있는데 그것을 염두하여 상징화하면 산위에 못이 있는 山上有澤의 형상이다.

주역에서는 산위에 못이 있는 형상을 한 괘가 있는데 택산함(澤山咸)이라는 괘이다. 함(咸)은 느낀다는 뜻과 '전부'나 '다'라는 뜻을 지닌 글자이다. 산과 못의 정기가 통하면서 서로 느껴 한 몸이 되니 전체를 다 느낀다는 의미이다. 사람으로 치면 한참 감성이 발달한 소녀와 소남이 서로의 정을 통하면서 느끼며 일체를 이루는 상황에 해당한다. 예전에 우리나라의 백두산을 불함산(不咸山)이라 했다는데 이는 상하 남북이 서로 통해 느껴 하나가 되지 못한다는 역사의 의미로도 보지만 느낌표를 찍어 不咸!이라 하면 '어찌 느끼지 못하겠느냐'의 반어적 표현이다. 통일에 관한 염원을 담은 풀이이다.

함괘에 남녀가 서로 느껴 한 몸이 되면서 일체를 이루기 위해 자주자주 왕래를 한다는 구절이 있다. 동동왕래(憧憧往來)란 일차적으로 남녀가 애정을 나누며 교합하는 절정을 묘사한 구절이기도 하지만 역의 이치는 그런 일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다. 개인으로서의 남녀뿐 아니라 남남북녀란 말이 있듯이 우리나라의 남북도 마찬가지이다. 서로가 마음을 소통하여 일체를 이루기 위해서는 자주자주 오가야 한다. 주역에서는 자주자주 오가야 상대가 너의 뜻을 따른다고 하였다.

세상사 모든 禮를 행하는 모습은 한번 가면 한 번 온다는 왕래로 나타난다. 반세기 넘는 분단의 상황을 하나로 통하기 위해서는 자주자주 오가며 진실하게 서로를 느껴야 할 것이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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