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안목(眼目)

이진호

발행일 2018-05-31 제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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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 걸릴 지방선거 홍보용 인물화 367장
화려한 외형 현란한 말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번 결정하면 싫든 좋든 4년을 봐야한다
후보자 내면·능력 살펴 신중하게 선택해야

이진호
이진호 인천본사 사회부장
사물을 보고 분별하는 견문과 학식을 안목(眼目)이라고 한다. 그림을 제대로 볼 줄 아는 사람들에게 그림을 보는 안목이 있다고 말한다. 그림을 보는 수준에는 세 가지 유형이 있다. 첫째는 '이게 얼마짜리인데'라는 재산가치형, 둘째는 그림에 관심이 많은 애호가형, 마지막 셋째는 그림의 정수를 이해하고 아끼고 마음으로 간직하는 소장형이다. 소장은 그저 쌓아두는 것과는 의미가 다르다. 내 손에 갖고 있다고 해서 가치와 작품성을 이해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고려청자를 개 밥그릇으로 쓴다고 해서 소장한다고 말하지 않는 것과 같다.

재산가치형은 비싼 그림이니 재산가치만을 따지다 보니 그림의 내용은 관심이 없다. 매일 곁에 두고 보기는 하는데 무엇이 좋은지 모른다. 심지어 그림의 위아래도 구분 못 하고 거꾸로 걸어놓거나 옆으로 걸어놓고 비싼 작품이라고 흡족해한다. 애호가는 그나마 낫다. 그림에 대한 애정이 있다. 작품을 만든 기법과 제작 과정, 어떤 구도로 만들었는지, 작품이 만들어진 시대적 상황이나 배경 등을 훤하게 꿰뚫고 있다. 그러나 이런 애호가 중에도 한계를 드러내는 경우가 있다. 외형과 기술적 측면에 집중한 나머지 그림을 그림으로 보지 못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그림에 대해 안목을 가진 사람은 색채나 구도, 기법에 대한 기본적인 견문과 학식은 기본이고, 마음으로 그림을 만난다. 그림을 벽에 걸어 놓고 본다고 해서 제대로 보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며칠 뒤면 시내 곳곳에 다양한 인물화가 걸린다. 선거 출마 후보자들이 유권자들에게 자신을 알리는 선거 홍보용 벽보다. 인천 도심 곳곳에 걸릴 이 인물화는 모두 367장이나 된다. 이중 시장 인물화는 4장, 교육감 3장, 구청장 34장, 시의원 76장, 구의원 201장, 시의원 비례 14장, 구의원 비례 35장이다. 이 그림은 조만간 가정집마다 우편으로 보내지게 된다. 이 그림들은 크게는 4가지 색을 기본바탕으로 하고 있는데 안에 담긴 얼굴의 모습은 천차만별이다. 얼굴은 '얼'의 '꼴'이란 말이 있듯이 얼굴에는 마음의 생각이 나타난다. 표정(表情)이다. 마음속 생각이 바뀌면 표정도 바뀌게 마련이다. 그런데 선거 때마다 붙어 있는 벽보 속 얼굴은 대부분이 환하게 웃거나 얌전하게 미소를 짓고 있어 표정을 읽기가 쉽지 않다.

걱정되는 것은 우리가 후보자들을 제대로, 똑바로 볼 수 있는 안목을 갖추고 있느냐는 것이다. 겉만 보고 판단했다가 실수하는 경험이 누구에게나 있다. 유행이라고 해서 어울리지도 않는 옷을 샀다가 장롱 속에 처박아 두는 경우가 그렇다. 포장이 예뻐 덜컥 물건을 사기도 한다. 화려한 외모와 말솜씨에 빠져 손해를 보기도 한다. 물건이든 사람이든 제대로 볼 줄 아는 견식(見識)을 기르지 못해 일어나는 일들이다.

6·13지방선거와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나선 후보자들이 사회를 이끌어갈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 따져봐야 할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 좋아하는 사람과 닮았다 해서 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고 선택하는 잘못을 저지르는 우(愚)를 저질러서는 안 될 일이다. 반대로 싫어하는 누군가의 얼굴을 닮았다는 선입견에 막무가내 외면하는 것 또한 바람직하지 않다. 이제 2주 남은 6월 13일에는 나라와 지역 사회를 위해 일할 인물을 선택해야 한다. 한번 선택하면 싫든 좋든 4년을 봐야 한다. 마음에 안 들어도 물릴 수 없다. 보이고 들리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화려한 외형과 현란한 말에 현혹되면 잘못된 선택을 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의 내면과 능력을 살펴 신중히 선택해야 하는 이유다.

/이진호 인천본사 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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