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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9일 청와대 가계소득 동향 점검회의.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등 청와대 경제정책 라인들이 참석했다. 회의 후 김의겸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앞으로 장하성 정책실장이 주도하여 관련 부처 장관들이 함께 경제 전반에 대해 자유롭게 토론하고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회의를 개최해 나가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장하성 정책실장이 주도하여'라는 문구가 논란을 불렀다. 청와대는 뒤늦게 "장하성 실장과 관련 부처 장관들이 함께"라고 문구를 수정했지만, 누가 봐도 장 실장이 경제정책 추진의 전면에 나서고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패싱'당한 것으로 '읽혔다'.

5월 30일 기획재정부 간부회의. 김 부총리는 "저소득층의 소득향상과 분배 개선을 위해서는 소득이전지출 등 대책도 중요하지만 경제 전반의 활력을 북돋울 수 있는 혁신성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발언이 논란이 됐다. 전날 문 대통령의 "소득분배 악화는 우리에게 매우 아픈 지점"이라며 소득격차를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청와대 의견을 뒤집은 것으로 '해석됐다'.

5월 31일 청와대 국가재정전략회의. 문 대통령은 "최저임금 인상의 긍정적 효과가 90%"라고 말했다. 이 말에 모두 놀랐다. 경제학자, 영세자영업자 등 여론은 임시직과 일용직이 급격하게 줄어든 원인으로 '최저임금'을 지목하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현실과 너무 동떨어진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발언은 청와대 실세들을 옹호하고 기재부와 김 부총리를 질책하는 소리로 '들렸다'.



6월 1일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경제 전반에 대한 권한을 기재부 장관에게 줬기 때문에 경제 부총리라고 한 것이다. 김 부총리가 컨트롤 타워"라고 말했다. 경제 컨트롤 타워 논란이 점점 커지자 청와대가 김 부총리 손을 들어 준 것이다. 그러나 김 부총리가 '컨트롤 타워'라고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동안 증세와 최저임금 인상 등 핵심 현안에서 김 부총리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아 '김동연 패싱'이라는 말이 끊임없이 나돌았다. 이뿐이 아니다. 최저임금 인상 등 소득 주도 성장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경제민주화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규제 개혁과 혁신성장은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전담하는 등 대한민국엔 경제 부총리가 3명이라는 말도 심심치 않게 들렸다. 실제로 국민들 눈엔 그중 김 부총리의 입지가 가장 취약하게 '보인다'.

/이영재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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