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최저 임금 공약 실천 무리수 경계해야

경인일보

발행일 2018-06-04 제23면
글자크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링크
  • 메일보내기
  • 인쇄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메일전송
정부와 여당이 '2020년 최저임금 1만원'을 밀어붙일 조짐이다. 지난달 31일 청와대 비공개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실천을 위해 '좀 더 대담한 노력'을 주문한 것이다. 같은 날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저출산, 고령화와 저성장 국면에서 적자재정도 감수해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문재인정부는 확장적 재정정책을 공약으로 제시하며 집권에 성공했다. 집권기간 내내 정부예산 총지출 연 7% 증가를 공언한 것이다. 박근혜정부의 연평균 3%대에 비하면 두 배 이상이다. 정부는 금년도 증가율을 전년 대비 7.1% 늘린 428조원의 예산을 확보했다. 내년에는 5.7% 이상 증가한 460조원을 편성할 계획이나 문 대통령의 '최저임금 1만원' 실행 추가지시까지 반영할 경우 예산증액의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재정학에서는 국가가 지출규모 증가율을 경상성장률 이상으로 계속 유지할 경우 '확장적 재정정책'을 추진하는 것으로 간주하는데 정부가 작년에 마련한 '2017~2021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서 지난해 경상성장률(경제성장률+물가상승률)을 4.6%로, 올해는 4.5%로, 내년부터 2021년까지 연 4.9%로 추정했다. 재정을 통한 경기확장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총예산 지출규모가 임기 말인 2022년에는 최대 560조원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가 늘어나는 지출규모를 감당하려면 경제성장률이 매년 3% 이상을 유지함은 물론 국세수입도 작년처럼 예상보다 10조원 이상 걷혀야 가능하다.

IMF는 최근의 '저성장시대 한국 재정정책의 새로운 전략' 보고서에서 한국은 급격한 고령화가 문제인데 취약한 사회복지시스템이 내수위축을 초래하고 이는 성장잠재력을 떨어뜨려 장기적으로 세수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최후의 보루인 국가채무에 눈길이 간다. 2016년의 일반정부부채(중앙, 지방정부 빚+비영리 공공기관 빚)비율은 GDP 대비 43.8%로 OECD 평균에 절반에도 못 미쳐 양호한 편이다. 그러나 공무원연금, 군인연금, 국민연금 등에 '숨은 빚'이 만만치 않은 터에 특히 복지지출은 한번 늘어나면 줄이기 어렵고 증가폭도 갈수록 커지는 경향이 있다.

후손들의 부담증가도 큰일이지만 국가부채가 다음 정부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는 것이다. 나라마다 경제규모 및 국가채무 산정방식이 달라 부채비율을 맹신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을 유념해야할 것이다.

경인일보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