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문재인 마케팅' 뿐인 희한한 6·13 선거

경인일보

발행일 2018-06-06 제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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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지방선거를 일주일 앞두고 각 정당과 무소속 후보들이 저마다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에게 한 표를 찍어줄 것을 유권자들에게 호소하고 있다. 어떻게 해서든지 자신의 존재와 진정성을 부각시키려는 노력은 실로 다양하게 전개된다. 어떤 후보는 필수품과도 같은 유세 트럭 대신 경차를 온통 치장해 다니기도 하고, 어떤 후보는 갓과 도포 등 예사롭지 않은 복장으로 유권자들의 시선을 끈다. 이런 양태 속에서도 인천시 남동구청장 선거에 출마한 모 정당 후보의 선거운동 방식은 단연 이채롭다. 이른바 '문재인 마케팅' 때문이다.

이 후보는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달 31일부터 자신의 선거현수막에 문재인 대통령의 사진을 크게 내걸었다. 물론 후보자 자신과 함께 하는 모습이다. 2014년 6·4 지방선거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은 전국을 순회하며 지원유세를 펼쳤다. 선거 일주일 전쯤 문 의원은 당시 야권단일주자였던 후보와 함께 남동구 모래내 시장을 방문했다. 사진은 바로 이때의 것이다. 후보는 이 사진을 앞세워 '문재인 대통령, 구청장은 ○○○ 뿐입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을 선거구 여기저기에 내걸었다. 후보는 이달 3일에는 SNS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하는 선거홍보물을 뿌렸다. 이 홍보물에는 '문재인 정부의 개혁을 함께 할 자격 있는 구청장' 등의 문구와 음성이 포함돼 있다. 이쯤 되면 누가 봐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선거홍보물이다. 하지만 후보와 대통령의 소속정당은 다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만사형통이다.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국민지지도 70%를 넘는 '인기 대통령'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심지어 예를 든 후보처럼 더불어민주당이 아닌 당의 후보까지도 대통령과의 인연을 앞세우며 선거전의 키워드로 삼고 있다. 덕분에 정책, 공약, 인물 됨됨이 등 내 고장을 위해 일해야 할 최적의 후보를 살피는데 반드시 짚어야 할 요소들은 모조리 잠복해버렸다. 그래서 유권자들은 이번 지방선거처럼 열기가 느껴지지 않고 '맥 빠진' 선거는 처음이라고 입을 모은다. 모든 게 '문재인'과 '문재인 아닌 것'의 대결로 바뀌어버린 결과다. 이제 투표까지 꼭 일주일 남았다. 그래도 내 일상과 직결되는 내 고장 일꾼을 뽑는 선거다. 마지막으로 두 눈 크게 뜨고 살필 것은 살펴봐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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