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성단]다시 보는 영화 '강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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뤼미에르 형제의 세계 최초 영화 '기차의 도착'은 1895년 12월 28일 개봉됐다. 입장료는 1프랑, 관객은 33명. 기차가 플랫폼으로 들어오는 2분짜리 동영상에 관객들은 놀란 입을 다물지 못했다. 영화는 그렇게 탄생했다. 불가사의한 일을 목격할 때 이제 사람들은 '영화같다'고 말한다.

CG 작업 하나 없이 놀라운 이미지들을 영화 속에 가득 채워놓은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는 암스트롱이 달에 발을 내딛기 1년 전,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가 발사되기 13년 전인 1968년 개봉됐다. 영화 속 우주선 이름이 '디스커버리'였다는 것 외에도 NASA의 천재들이 이 영화에서 얼마나 많은 정보를 얻었는지는 이미 증명됐다.

토니 스콧 감독의 1998년 작 '에네미 오브 스테이트'는 평론가들에게 '상상력의 과잉'으로 '만화같다'는 조롱 섞인 지적을 받았다. 토니 스콧은 이 영화를 통해 미국이 전 세계에서 저지르는 도·감청, 도촬 행위의 불법성에 대한 문제를 고발하고 싶어 했다. 지금 미국은 전 세계 CCTV, 위성 시스템 등이 결합한 감시 테크놀로지를 통해 우방국 정상들의 은밀한 대화까지 도·감청하며 세계 모든 정보를 손에 쥐고 있다.



'지도자가 개성공단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평양을 비우자 북한에서 쿠데타가 일어났다. 핵을 갖고도 사용하지 않는 지도자에 불만을 품은 정찰 총국장이 주도했다. 다연장 로켓포탄에 치명상을 입은 지도자는 남한으로 극적으로 탈출하고, 쿠데타 세력은 남한에 선전포고를 한다. 남한 정부는 지도자를 치료해 북한으로 돌려보낸다.' 양우석 감독의 '강철비' 줄거리다. 남·북한 긴장이 최고조였던 지난해 말 개봉 당시 '상상력의 지나친 과잉'이란 소릴 들었던 이 영화가 싱가포르 북미회담을 앞둔 지금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폭스TV 뉴스는 5일 김정은 위원장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에 대한 진정성을 보였으나 군부와 당 지도부 고위층들의 내부 반발을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스는 또 "김정은 부재 시 평양에서의 쿠데타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통신도 6일 김 위원장이 "북미 정상회담 보안과 암살 시도를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래를 예측하는 영화감독들의 상상력은 언제나 늘 경이롭다. 그래도 영화는 그저 영화일 뿐이다.

/이영재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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