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시가 은행나무 등으로 풍광이 유명한 은행나무길 미래에셋 연수원 부지에 25층 높이의 주거용 오피스텔 신축이 추진되자 시민들이 아름다운 거리의 풍광이 훼손된다며 반발하고 있다(KT빌딩 뒤편 미래에셋 연수원 부지에 들어설 오피스텔 상상도). /은행나무길 지키기 시민모임 제공 |
아름다운 풍광으로 유명한 과천정부종합청사와 래미안에코팰리스 아파트 사이의 '은행나무길(과천시 관문로)'이 훼손될 처지에 놓여 시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10일 과천시와 주민 등에 따르면 은행나무길 한쪽에 위치한 미래에셋 연수원 부지에 25층 높이의 772세대의 초대형 주거용 오피스텔 신축허가가 진행되자 시민들이 오피스텔이 들어서면 호젓하고 아름다운 거리의 풍광이 훼손되고 일대 교통체증도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시는 2017년 3월 지구단위계획을 변경 고시해 미래에셋 연수원 부지의 허용 용적률을 1천100% 상향했고 이에 맞춰 건축주는 지난해 8월 신축허가 신청서를 시에 접수했다.
이후 시가 경기도 교통영향평가 등의 허가절차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이를 뒤늦게 알게 된 시민 6천여 명이 반대서명을 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시는 건축허가신청 내용이나 허가검토 자료를 공개해 달라는 시민들 요구에는 '허가절차를 진행 중이므로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시는 그동안 은행나무길 양쪽의 아파트 재건축사업인가 과정에서 은행나무길 경관보호를 위한 강력한 규제를 해 왔다. 과천 1단지, 11단지 아파트 재건축사업인가 과정에서 도로변 아파트 소유 토지가 시로 기부채납됐고 이 중 1단지는 도로변 층고를 8층, 10층, 12층으로 달리해 사업인가를 받았다.
현재 재건축 추진위원회 단계인 10단지는 1단지와 동일한 규제를 하도록 지구단위계획에 반영해 놓은 상태다.
시는 미래에셋 연수원 부지를 상업지역이란 이유로 아파트 단지에 적용한 경관보호조치와 관악산 조망권, 바람길, 통경축 등도 적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들을 상대로 대대적인 반대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는 '은행나무길 지키기 시민모임'은 "시민들의 희생과 부담으로 지켜 온 은행나무길을 부동산펀드가 훼손하게 놔둘 수 없다"며 "경관보호의 일관성을 위해 미래에셋 연수원 부지에 들어서는 주거용 오피스텔도 아파트 단지와 동일한 경관보호조치를 적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도시계획전문가들도 "중앙로에 접해 있는 KT빌딩이 용적률 462%, 12층 건물인데 반해 중앙로보다 훨씬 통행 인구가 적은 주택가 도로인 관문로에 KT건물보다 2배 이상 높은 건물 신축을 허용하는 것은 도시계획 기본상식에도 어긋난다"고 지적하고 있다.
과천/이석철기자 lsc@kyeongin.com
<저작권자 ⓒ 경인일보 (www.kyeongin.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