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대통령 말한마디에 기업사기 진작될까

경인일보

발행일 2018-06-11 제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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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그룹이 문재인정부의 롤 모델로 부상하고 있다. 올해 1월 대기업 중 가장 먼저 임금 삭감 없는 주 35시간 근무제를 도입하고 지난달에는 납품대금 지급 횟수를 월 2~3회로 하는 상생방안을 발표하더니 이번에는 통 큰 선물보따리까지 풀었다.

지난 8일 경기도 하남시 스타필드에서 정용진 부회장이 김동연 경제부총리에게 향후 3년 동안 연평균 3조원씩 총 9조원을 투자해 매년 1만명 이상의 인력을 신규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투자규모면에서 지난 5년 평균 2조6천억원보다 4천억원이 증가했다. 협력업체 및 소상공인과의 상생방안도 제시했다. 신세계는 자체상표(PB) 유통매장인 '노브랜드'에 전통시장 상인과의 상생 기능을 더한 '노브랜드 상생 스토어' 30개를 추가하고 미국, 베트남 등 국외 유통채널을 활용해 중소기업들의 수출지원에 팔을 걷어붙이겠다고 다짐했다.

가뭄의 단비처럼 반가우나 이마트의 주가는 금년 들어 최저수준이다. 올 1분기 실적은 연결기준 매출 4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7%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8.4%나 하락했는데 이런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예정이다. 국내유통업에 먹구름이 드리운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대형마트 3사의 매출성장률이 최근 3년째 하향행진을 기록 중이다. 장기 저성장 기조에 따른 민간소비 위축에다 출점 포화로 경쟁이 심화된 때문이다. 모바일쇼핑과 해외 직구시장의 빠른 성장도 악재다. 대형마트 출점 및 영업시간 규제 강화와 근로조건 개선도 유통산업의 발목을 잡은 것이다.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을 통해 저소득층 수입을 늘려주는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펼쳤지만 분배가 오히려 악화되는 등 경기침체론까지 불거지는 지경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곳을 빼면 30대 그룹 상장사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지난 5년간 답보상태인 것이다. 국내 고용시장 한파 지속은 점입가경이다. 올 상반기 취업자 증가는 3개월 연속 10만 명대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0년만이다. 지난 7일 경제학자와 전직 관료 등 34명의 집단호소가 눈길을 끈다. 세계경제 호황에도 국내의 서민경제는 오히려 악화일로라며 노동계에 경도된 국가개입주의의 위험성을 경고한 것이다.

지난 8일 문재인 대통령은 "기업의 기를 살리고 기업 혁신에 속도를 내라"고 김동연 부총리에게 지시했으나 성과는 의문이다. 물이 맑을수록 물고기들이 기피하는 법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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