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청각장애인 위한 선거홍보물 배포 법제화해야

경인일보

발행일 2018-06-12 제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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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 장애인은 대부분 언어 장애까지 함께 갖게 된다. 그래서 이들에게는 '수어'라는 대화법이 있다. 정부도 지난 2016년에 '한국수화언어법'을 제정해 수어를 국어와 동등한 자격을 가진 청각 언어 장애인의 고유 언어로 명시했다. (사)한국농아인협회가 지난해 11월 한 달 동안 전국 청각 장애 1~3등급에 해당하는 20세 이상의 등록 장애인 500명을 대상으로 '한국 수어 사용 실태 조사'를 실시한 결과 347명(69.4%)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의사소통 수단으로 수어를 꼽았다.

하지만 청각 장애인들은 선거철만 되면 좌절을 경험한다. 선거 공보물의 각종 한자어와 합성어 등의 뜻을 이해하지 못해 자신이 투표할 인물을 가려내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들 중 일부는 수어를 아는 비장애인의 도움을 받기도 하지만, 공보물 내용을 이해하지 못해 선거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이번 6·13 지방선거는 지역에 따라 재보궐선거까지 포함해 많게는 8장을 투표해야 한다. 집으로 발송되는 선거공보물이 한 묶음이다. 비장애인도 읽어보기 벅찬데 청각 장애인들에게는 사실상 선거를 하지 말라는 것과 다를바 없다. 이번 선거가 그 어느때보다 국민의 무관심 속에 치러지는 '깜깜이 선거' 라는 우려의 소리가 높다. 이를 위해 기존의 선거 제도를 바꿔야 한다는 여론이 그 어느때 보다 높다. 선거제도 개편과 함께 청각 장애인들을 위해 수어 공보물 배포를 법제화 하자는 주장이 설득력을 갖는 이유다.

시각 장애인들은 지난 2015년 공직선거법이 개정되면서 대통령, 국회의원, 시장, 군수·구청장, 교육감 후보에 한해 점자로 제작된 선거 공보물을 받고 있다. 청각 장애인의 경우 QR코드를 이용하면 수어로 제작된 공보물을 받아 볼수 있다. 문제는 '수어형 선거공보' 법제화가 아직 제정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난 4월 말 기준으로 선거권을 가진 만 19세 이상 청각 언어장애인은 경기도 6만509명, 인천 1만7천336명으로 집계됐다. 전국적으로 30여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어로 제작된 선거 공보물 배포는 재정 때문이라기 보다 관심의 문제다. 여전히 우리 사회가 장애인들에 대해 무관심이 일상화 되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당장 다음 선거부터 청각 장애인 참정권을 보장하기 위해 수어 공보물의 제작 배포를 법제화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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