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투표용지 7장, 미래가 달려있습니다

강기정

발행일 2018-06-13 제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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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정 정치부 기자
우체통이 각종 고지서로 가득찼다. 내야 할 세금은 수십만원. 월급은 통장을 스치듯 지날 뿐이다. 구슬땀의 흔적이 묻어난 수십, 수백만원의 세금은 취약계층을 따뜻하게 하거나 도로를 새로 내는 일 등에 두루 쓰인다. 최악의 경우엔 누군가의 호주머니를 채울 '눈먼 돈'이 되기도 한다. 지역에서 거둬들인 세금을 어디에 쓸지 결정하는 이들은 단체장·지방의원이다. 이들의 결정에 따라 주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낸 세금은 마을을 살찌우기도, 또 빈곤하게 만들기도 한다.

전국 최대 광역단체인 경기도의 1년 예산은 22조원에 달한다. 경기도교육청의 한 해 살림이 10조원에 이르니 합하면 무려 32조원 가량이다. 31개 시·군 예산까지 합하면 1년에 경기도에서 쓸 수 있는 재원은 57조원에 달한다. 상당부분 1천300만 경기도민들이 내는 세금에서 비롯된다. 57조원을 맡길 '풀뿌리 일꾼'을 6월 13일에 일괄적으로 뽑게 된다.

이미 지난 8~9일 이틀간 사전투표를 통해 많은 유권자들이 내가 낸 세금을 믿고 맡길 일꾼을 선택했다. 전국적으로는 유권자 10명중 2명꼴로 사전투표에 참여했지만 경기도는 열기가 다소 저조하다. 13일 본 투표에도 얼마나 많은 유권자들이 투표에 참여할지 미지수다. 때아닌 스캔들에 특정 지역 폄하 발언 등이 논란이 되며 '어차피 누굴 뽑든 거기서 거기 아닌가' '투표한다고 뭐가 달라지겠나'라며 무력감을 호소하거나 냉소적인 태도로 일관하는 유권자들도 적지 않다.

그러나 투표를 포기하는 일은 내가 낸 세금을 어떻게 쓰든 묵인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4년간 경기지역에서 운용되는 재정만 228조원. 외면의 순간은 짧지만, 무관심이 불러올 결과는 밝지 않다. 선거를 흔히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하지만, 유권자 한 사람 한 사람이 꽃씨를 뿌려야만 피어날 수 있다. 13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투표가 진행된다. 투표용지는 7장, 경기도의 미래와 내 삶이 달려있다.

/강기정 정치부 기자 kangg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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