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북미정상회담, 한반도 평화 여정 이제 시작이다

경인일보

발행일 2018-06-13 제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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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 호텔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 두 정상의 회담 자체는 역사적 사건이다. 그러나 회담의 핵심의제로 예상됐던 북한 핵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 즉 CVID가 논의조차 되지 않은 회담 결과는 유감이다.

4·27 남북정상회담에서 남북은 '남과 북은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공동목표를 확인하였다'고 합의했다. 이와관련 남북이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원칙적 합의에 그친 것은 구체적인 북핵 CVID 이행조치를 이번 북미 정상회담에서 결정하기 위한 한미 동맹의 북핵외교 수순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정설로 여겨졌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북측에 집요할 정도로 CVID를 요구했고 이같은 입장을 회담 전날까지 유지했다. 따라서 북핵 문제 해결의 구체적 이행방안을 기대했던 대한민국 국민에게 판문점공동선언 수준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향해 노력할 것을 약속한다'는 북미 정상합의는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양국 공동성명을 보면 북한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노력'이라는 모호한 약속만으로 많은 성과를 얻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체제의) 안전보장 제공과 양국의 새로운 관계수립을 약속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한미연합 군사훈련을 중단하겠다고 예상 밖의 선물까지 풀었다. 또한 지금은 아니라는 전제를 달았지만 장래의 주한미군 철수 의사도 표명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비핵화협상의 마지막 금도를 재확인한 점은 다행이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CVID가 북핵문제 해결의 기준임을 강조했고, 북핵폐기 때까지 현행 대북제재가 유지될 것을 분명히 했다. 또한 공동성명에서 미북정상회담 결과 이행을 위한 실무 후속협상을 신속하게 개최한다고 합의해, 북한 비핵화를 위한 압박이 실무 차원에서 지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이번 북미정상회담은 한반도 냉전시대 종식을 위한 역사적 함의에도 불구하고 기대가 컸던 만큼 결과는 실망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오늘 회담은 체제의 안전보장을 최우선으로 추구하는 북한의 입장에서 핵무장 포기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북한 비핵화를 실현해 낼 대한민국과 미국의 대북협상수단이 얼마나 제한적인지 다시 한번 일깨워 주었다. 어찌보면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북핵문제가 일거에 해결될 것으로 기대한 것 자체가 순진한 희망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북미정상회담에 대해 "이제 시작이고 앞으로 숱한 어려움이 있겠지만 다시는 뒤돌아가지 않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의 말대로 미북정상회담은 한반도 냉전체제 해체의 첫발일 뿐이다. 북한이 향후 보여줄 비핵화 실현 의지와 실행조치에 따라 역사의 향방이 결정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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