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인천시민 기대감만 높인 무리한 선거 공약

경인일보

발행일 2018-06-19 제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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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지방선거에서 선출된 인천지역 당선자들이 무리하게 남발한 공약이 주민들의 막연한 기대감만 키우고 있다. 실현 가능성이 낮은 개발공약들이 난무했다는 얘기다. 당선자들은 인천의 구도심이나 신도시 지역 할 것 없이 지하철 노선을 신설하고, 광역 도로를 건설하는 등 사업비만 수조 원대에 이르는 사회간접자본(SOC) 건설을 약속했다. 지하철이 들어선다는 공약이 제시된 지역의 한 아파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지난 주말부터 "아파트값이 최소 1억원이 오르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의 글이 수십 여 개씩 달리고 있다. 댓글 중에는 특정 아파트를 사 놓으면 "최소 5억원의 수익 이상은 보장한다"는 투기성 글들도 보인다.

이번 선거에서 낙선한 한 기초단체장은 "선거 유세 중 주민들이 기초단체장으로서 할 수 없는 지역개발사업을 추진해달라고 요청해 거절했다가 호되게 당했다"고 털어놨다. "다른 후보들은 무조건 수용해 추진하겠다고 하는데 왜 당신만 안된다고 하느냐. 안되더라도 어떻게 하든 해보겠다는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협박에 시달리기도 했다는 것이다. "안되는 것을 알면서도 해주겠다고 호언하는 것이 공약이라면 얼마든지 하겠지만, 단체장의 역할과 한계가 분명한 상황에서 무조건 공약하는 게 도리가 아닌 것 같아 거절했다"는 게 이번 선거에서 낙선한 한 기초단체장의 말이다.

지방정부가 할 수 있는 SOC 사업은 한계가 있다. 정부의 승인까지 복잡한 절차와 긴 시간이 필요하다. 실제로 섬과 육지를 잇는 연륙교를 검토하는 경우도 중앙정부의 타당성 조사에만 수년에서 십수 년이 걸리기도 한다. 타당성이 높게 나오더라도 예산 심의를 받아야 하고, 사업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지 못해 계획에 그치는 경우도 허다하다. 전문가들이나 공무원들은 이번 선거에서 제시된 대규모 SOC 공약들이 앞으로 제대로 지켜질 것인가에 대해서는 상당수가 '실현 불가능하다'는 쪽에 무게를 싣고 있다.

후보자들도 "주민들이 원하고 있는 SOC 사업을 외면할 수 없다"고 호소한다. "4년 임기 내 당장 하겠다는 게 아니고, 장차 해결해 나가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 달라"는 하소연도 늘어놓는다. 실현 가능성이 없더라도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해 대표 공약으로 대규모 SOC 사업 한두 개쯤은 걸어놓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정치인과 선거 공약을 재산 가치를 높이는 수단으로 여기는 일부 유권자들의 의식이 바뀌지 않는 한 공약(空約) 같은 공약(公約)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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