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한미훈련 중단과 걱정되는 군의 기강 해이

경인일보

발행일 2018-06-20 제23면
글자크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링크
  • 메일보내기
  • 인쇄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메일전송
매년 8월에 열리는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을 올해는 볼 수 없게 됐다. 한미 군 당국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목표로 한 북미대화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일시 중단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상반기 열리는 키리졸브(KR)와 독수리(FE) 훈련 중단 여부도 논의되고 있다고 한다. 남북, 미북 관계 개선에 따른 조치이기는 하나 그렇다고 군의 기강과 철통방어 태세에 허점을 보여서는 안 된다. 북한은 아직 명확한 비핵화 후속 이행조치를 내놓지 않고 있다. 이 와중에 경기 서북부 최전방을 지키는 해병부대 지휘관들의 일탈 행위는 국민들의 안보불안을 키우고 있다.

한미 국방부는 19일 "한미는 긴밀한 공조를 거쳐 8월에 실시하려고 했던 방어적 성격 UFG 연습의 모든 계획활동을 유예(suspend)하기로 했다"며 "추가적인 조치에 대해서는 한미 간 계속 협의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양국 국방부는 후속하는 다른 (한미군사) 연습에 대한 결정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키리졸브(KR)와 독수리(FE) 훈련 등이다. 이번 결정은 군사적 측면에서 미국의 대북 적대시 행동을 해소하려는 선제 조치로 보인다. 북한이 비핵화와 관련한 후속 이행조치를 내놓지 않은 상황에서 훈련중단을 발표한 게 시기적으로 적정하냐는 견해도 있다.

을지훈련 중단은 지난 1990년 이후 28년 만이다. 한반도 비핵화를 통한 평화 분위기 조성을 위한 한미 양국의 의지가 엿보인다. 하지만 훈련이 중단됐다고 군의 기강이 느슨해지거나 전력이 약화돼서는 안 된다. 6·13 지방선거 당일 대낮에 술판을 벌인 해병부대 장병들의 일탈행위는 군의 기강이 얼마나 해이해졌는지 잘 보여준다. 부대 측은 산악행군을 마친 뒤 지휘관 격려차 회식을 했을 뿐이라고 했으나 비판여론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특히 이날은 국방부가 전군에 '국방 비상상황 발생 시 대응태세 유지' 명령을 하달한 시기였다. 폭탄주까지 곁들인 술자리는 애초부터 부적절했던 것이다.

을지훈련 중단은 북한의 비핵화 이행을 전제로 한 한미 양국의 결단이다. 북한이 이번 조치의 의미를 이해하고 비핵화를 위한 후속 이행으로 화답하기를 기대한다. 을지훈련이 중단됐다고 남북 긴장상태가 해소된 것은 아니며 북의 태도에 따라 재개될 수 있다. 군은 정상 전력을 유지하고 기강을 확고히 해야 한다. 어처구니 없는 군부대의 대낮 술자리가 재현돼서는 안된다.

경인일보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