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부평·부천 특고압선 갈등 한전이 나서서 풀어야

경인일보

발행일 2018-06-21 제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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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고압선 매설공사를 둘러싼 부평·부천 주민들과 한전 측의 갈등이 깊어가고 있다. 부평 삼산동 주민들은 한국전력 인천지역본부 앞에서 20일과 21일 연일 특고압 반대 집회를 이어가고 있으며, 공사중단과 안전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특고압 반대 집회를 계속해온 부천시 상동 일대 주민들인 특고압결사반대학부모연대 비상대책위(이하 비대위)도 산업통상자원부를 찾아가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반대운동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문제의 특고압선로는 2013년부터 서울, 경기북부지역 정전시 전력 확충을 위해 추진된 전력선 매설공사 사업의 일환으로 부천시 중상동, 인천시 삼산동을 관통하게 된다. 한전은 현재 이 지역 지하 8m 매립된 154KV의 기존 전력공급선에 345KV를 추가, 499KV로 승압하는 공사를 추진하고 있다.

이 구간은 아파트와 주택 밀집지역으로 상인초등, 영선초등 등 초등학교와 어린이집, 유치원 등이 밀집해 있어 아이들이 무방비 상태로 발암물질인 전자파에 노출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부평과 부천 주민들은 특고압선 전자파의 위해성을 줄이기 위해서는 케이블을 지하 30m 이하로 매설하거나 우회 설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한전측은 전자파 국내 기준의 허용 범위에 있고 추가 공사비용 발생 때문에 현재대로 공사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전자파를 2B군 발암물질로 지정하고 있다. 주요 선진국과 민간단체는 경고단계 기준을 전기장 10V/m, 자기장 2~8 mG로 정하고 있다. 우리는 주요 선진국가는 물론 중국보다도 높은 전자파 노출 허용기준을 제시하고 있어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자기장 2mG까지를 노출 허용기준으로 삼고 있는 스웨덴과는 무려 416배의 차이가 나서 타당성을 인정받기 어렵다.

이 문제는 부평과 부천의 국한된 것이 아니다. 라돈침대 사태에서 보듯 안전문제에 있어 사후약방문은 곤란하다. 특고압선의 매설 깊이와 학교 등 다중이용시설과의 근접 기준 등을 별도로 수립해 두지 않으면, 앞으로 갈등으로 인한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지불해야 할지도 모른다.

학생들의 안전과 관련한 문제를 학부모와 한전측의 싸움에만 맡겨둘 수는 없다. 지자체와 교육부도 나서야 한다. 현재로서는 한전 측이 납득할 만한 전자파 허용기준이 마련되기 전까지 공사를 중단하거나 주민들의 요구를 수용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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