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자치경찰 중립보장과 기능발휘 방안 강구해야

경인일보

발행일 2018-06-22 제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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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21일 검·경 수사권 조정 합의안을 확정해 발표했다. 최종안의 핵심은 경찰에 1차 수사권·수사종결권을 주고 검찰의 수사 지휘권을 폐지하되, 비대해진 경찰권력을 견제하기 위한 자치경찰제를 도입한다는 것이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켜보는 가운데 박상기 법무장관과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최종안 합의 서명식까지 가진 만큼 되돌릴 수 없는 실천과제가 됐다.

총론적으로 수사와 기소의 분리, 검·경의 상호견제를 통해 사정권력의 분산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안은 긍정적이다. 검찰의 특수수사권 유지와 경찰수사 통제권을 유지해 경찰을 견제토록 하고, 검사·검찰청 직원에 한해 영장청구권을 사실상 경찰에 줌으로써 검찰을 감시토록 한 것이 대표적이다. 앞으로 국회에서 관련법 개정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검·경 갈등의 소지를 최소화하는 미세 작업이 진행되기를 바란다.

지방자치단체 입장에서는 검·경 수사권 조정보다도 자치경찰제 도입이 목전에 닥친 사실에 더 주목할 수밖에 없다. 합의안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에 서울, 세종, 제주에서 자치경찰제를 시범실시한 뒤 현 정부 임기 내에 전국 전면 실시를 추진한다. 자치경찰제는 치안, 교통, 경비 업무 등은 광역자치단체장 산하 자치경찰이 맡고, 강력범죄와 테러 방지 등 광역업무는 국가경찰이 담당하는 것이다.

문제는 자치경찰제 논의가 시작된지 오래고 제주도에서 시범실시까지 했지만 기능발휘와 중립성 확보의 구체적 방안은 오리무중이라는 점이다. 자치경찰이 지역 치안을 전담할 기능을 발휘하려며 인사·재정·조직·권한이 완벽하게 지방에 이양돼야 하는데 국가경찰이 이를 온전히 포기할지, 중앙정부가 이를 제대로 강제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국가직과 지방직으로 갈라지는 신분의 변화에 대한 경찰공무원들의 반발을 무마하는 것도 큰 숙제다.

또한 광역단체장에게 자치경찰 운영권한을 이양했을 때 정치적 독립성을 어떻게 실현해 낼지도 숙제다. 자치경찰 독립성을 제도적으로 보장하지 못하면 중앙정부가 교체될 때마다 경찰 조직이 흔들리는 현상이 전국 17개 광역단체에서 4년마다 반복될테니, 그 후유증은 재앙 수준일 것이다. 제도의 취지가 아무리 좋아도 실천 각론이 부실하면, 제도 자체를 훼손할 뿐 아니라 그 폐해로 국민이 힘들어진다. 정부는 자치경찰 제도 도입에 앞서 실행 과제 하나하나를 꼼꼼히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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