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경년의 '늘찬문화']문제는 실천이야! '문화비전 2030'

손경년

발행일 2018-06-25 제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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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부의 '문화비전'이
제대로 실천되려면
먼저 문화·예술적 제안 장단점을
관료들이 판단하려는
'야망'을 포기할 필요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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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경년 부천문화재단 대표이사
작년 새 정부 출범 이후 문화체육관광부는 '중장기 문화정책 수립 추진계획'을 확정한 뒤, 그 해 10월 학계 및 민간전문가를 중심으로 '새문화정책준비단'을 구성, 12월에 '문화비전 2030 기조'를 발표한 뒤, 2018년 1월 15일부터 27명으로 구성된 '새문화정책 준비단 분과회의'를 운영하였다.

이와 함께 13회의 문화정책포럼, 4회에 걸친 지역문화발전 연속토론, 3회의 예술정책 토론과 각 4회씩 콘텐츠정책포럼, 체육정책포럼, 열린 광장 토론회를 개최하였고 이 과정을 통해 제안된 내용을 수렴하여 5월 16일 '문화비전 2030'(이하 문화비전)을 발표하였다.

'문화비전'은 '사람이 있는 문화'라는 가치를 근간으로, '개인별 자율성 보장', '공동체의 다양성 실현', '사회적 창의성 확산' 3대 방향의 제시와 '개인의 문화권리 확대, 문화예술인 종사자 지위와 권리보장, 성평등 문화의 실현, 문화다양성의 보호와 확산, 공정하고 다양한 문화생태계 조성, 지역문화분권 실현, 문화자원의 융합역량 강화, 미래와 평화를 위한 문화협력 확대, 문화를 통한 창의적 사회혁신' 등 9대 의제를 담고 있다.

이를 통해 현 정부의 문화에 대한 기본철학과 인식은 '사람', '생명', '평등', '감성', '쉼', '협력', '다양성', '자치분권', '공정', '상생' 등과 같은 가치에 초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문화비전'에서 제안된 가치는 '사람의 행복한 삶'과 그것의 '지속적 유지'에 필요한 것이기에 동의하는 바가 크다.

그러나 이러한 가치가 현실의 삶 속에서 제대로 구현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사항을 검토해야 할 것이다. 적어도 '좋은 정책'이 되기 위해서는 철학적 논증의 우아함이나 이론적 그럴싸함으로 끝나면 안 되기 때문이다.

경제학자 리처드 레이어드의 '행복이란 좋은 감정을 느끼고 삶을 사랑하며, 이런 감정이 지속되기를 원하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문화비전'의 목적하는 바가 '행복한 삶'이라면 '좋은 감정'이 지속될 수 있도록 헌신하는 사회를 어떻게 만들고, 이를 방해하는 장애물은 어떻게 제거할 것인가를 구체화해야 한다.

예컨대 '평등'을 얻고자 한다면 어떠한 불평등도 간과하거나 은폐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다양성'을 실현하고자 한다면 '다름의 이해'를 고려해야 하고 동시에 특정한 종류의 관용이나 논란의 여지가 없다고 여기는 단 한 가지의 형태를 지닌 권리만 인정하지 않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예전에는 정부기구의 대다수 관료들은, 그렇게 책무가 부여되기도 했기에 국민이란 '보살피고 관리해야 할 대상'이라 여겼다. 그러나 이제는 국민 스스로 욕구를 생성, 창조하고 있으며, 비록 소소한 영역에 국한될지라도 주체적으로 해석, 판단, 의사결정을 하는 주체로서의 영역이 확장되고 있어서 '관리를 당하는 것'에 머무르고 있지 않다.

이러한 현실에 비추어 볼 때 현 정부의 '문화비전'이 제대로 실천되려면 일차적으로 문화, 예술적 제안이 갖고 있는 장단점을 관료들이 판단하려는 '야망'을 포기할 필요도 있다.

그럴 경우 설령 관료들이 '관리를 당하는 것'에 대해 적대감을 가지고 있는 예술가나 국민들과의 갈등에 직면할지라도, 각각의 역할이 요구되는 '관리'와 '문화예술의 창조'와의 '합리적 타협' 지점이 생길 수 있을 것이며, 이 과정을 통해 예술이 일상의 삶으로 들어가서 '지속적인 행복한 삶'을 이루는 초석이 될 것으로 본다.

/손경년 부천문화재단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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