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욱 사진전 '물울타리 갯팃길' 30일까지 인천아트플랫폼서]6시간마다 드러나는 '신비의 길' 흔적찾기

김영준 기자

발행일 2018-06-26 제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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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욱 사진전
이영욱 'Water Fence Gate Road'. /인천아트플랫폼 제공

36개 유인도답사 선별된 작품 35점 구성
인간의 개발 흔적 '징후' 포착 필름 옮겨


인천을 중심으로 활동 중인 중견 사진작가 이영욱의 '물울타리 갯팃길(Water Fence Gate Road)'이 오는 30일까지 인천아트플랫폼 E1창고갤러리에서 개최된다.

전시회 제목인 'Water Fence Gate Road'는 함민복의 시 '섬'에 나오는 물울타리와 갯팃길의 발음상 유사한 Gate를 합성한 조어다.

이를 통해 작가는 섬의 고립된 낭만적 이미지를 탈출해 닫히면서 열리는 섬의 이미지를 표출하려고 했다. 갯팃길은 '바닷물이 드나드는 터'라는 뜻의 인천 방언이다.

썰물 때 섬 둘레에 자연적으로 드러나 형성된 갯벌길을 말한다.

전시회는 2013~2018년 작가가 인천의 36개 유인도를 답사해 촬영한 2만7천점의 사진 중에서 선별한 35점의 작품들로 구성됐다.

조수간만의 차가 큰 인천의 섬들은 6시간여마다 온전하게 그 모습을 드러내고 해안가 길도 열리는데, 이 길을 갯팃길(Gate Road)이라 부른다.

이 길은 섬 주민들의 삶의 터전이자 이동 공간, 아이들에게는 놀이의 공간으로 사용됐다. 지금은 군사 통제로 접근이 금지됐거나 새로운 우회로가 생겨서 이용되지 않으며 자연스레 없어졌다.

하지만 막힌 길로 인해 신비롭고 숭고한 자연의 현상을 간직한 곳으로 거듭난 곳이기도 하다.

최근 지자체의 관광개발에 의해 다시 길이 열렸지만, 그 모습은 인위적으로 박제된 채로 변질될 위기에 처했다.

자연을 보호한다는 구실로 만들어진 관광객 산책로는 오히려 환경을 파괴하는 꼴이 되었고, 개발로 인해 주민의 어업활동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또한 섬 고유의 문화와 정서를 간직한 옛 건물과 집터는 폐허가 됐다.

작가는 "이곳을 인간의 개입으로 변화하고 있는 사태에 직면해 그 흔적들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며 "전체적으로 평범한 풍경 사진처럼 보이는 장면 속에서도 위기의 징후를 발견할 수 있도록 포착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작가는 문예진흥기금 지원을 받아 오는 12월께 갯팃길을 주제로 한 책도 펴낼 예정이다.

/김영준기자 ky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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