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성단]법대로 가는 '악연'

윤인수

발행일 2018-06-28 제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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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송사에 휘말려 본 사람들은 살면서 절대 법원신세 지면 안된다는 것을 안다. 송사에 돈과 시간은 물론 인생까지 잃는 경우가 허다해서다. 홧김에 제기한 이혼소송이 부부를 원수로 만들기 일쑤라 도입한게 이혼숙려제도다. 법대로 하기 전에 화를 가라앉히라는 배려다. '법대로 하자'는 말은 '우리 인연은 여기까지'라는 선언과 같고, '법 없이도 살 사람'이 실제로는 억울한 일을 무수히 참아낸 사람이기 십상이다. 법에 의지하는 일이 험하고 멀다보니 주먹으로 풀려다 법신세를 지는 사람도 허다하고.

이재명 경기도지사 당선인과 배우 김부선씨, 바른미래당 김영환 전 경기도지사후보가 험난한 법적 공방에 돌입했다. 이재명 캠프 가짜뉴스대책단이 26일 '김 전후보가 지난 지방선거 도중 이 당선인과 김씨의 '옥수동 밀회'를 주장한 것은 명백한 거짓'이라는 요지의 해명과 함께 김 전후보를 허위사실공표죄로, 김 씨를 공동정범으로 고발했다. 앞서 바른미래당이 김 씨와의 스캔들을 부인했다는 이유로 이 후보를 역시 허위사실공표죄로 고발했으니, 법대로 가리고 밝히지 않고는 못배길 사안이 됐다.

양측이 법을 통해 가리자는 진실의 주제는 다르다. 이 당선인측은 김 전후보가 주장한 밀회의 시기에 관련해 김 씨와 이 당선인의 동선과 기상상황을 제시하며, '옥수동 밀회'는 명백한 허위사실이라고 주장한다. 이에대해 김씨는 "날짜를 헷갈렸다고 있었던 일이 없어지지는 않는다"며 핵심은 옥수동 밀회가 아니라 자신과 이 당선인 관계의 진실여부임을 강조하고 있다. 경찰·검찰의 수사와 법원의 심리가 어떻게 전개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인연의 성격에 대해 서로 주장이 다르지만 두 사람이 처음 만났을 때 오늘 같은 처지에 설 줄은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셰익스피어는 희곡 '자에는 자로(measure for measure)'에서 "판사의 법복도 결코 자비의 절반만큼도 위대하지 않다"고 했다. 법으로 실현된 정의도 인간적 용서만 못한 법이다. 이 당선인과 김 씨는 서로에게 용서할 수 없는 악연이 됐다. 법정은 결론을 내리겠지만 판결로 악연이 끝날지는 지켜볼 일이다.

/윤인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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