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창]신뢰가 깨져버린 한신대의 내홍

김선회

발행일 2018-07-03 제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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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회 지역사회부(오산) 차장
한신대학교는 오산지역에 위치한 유일한 4년제 종합대학이자, 일제 강점기 독립운동과 해방 이후 반군부독재 투쟁에 앞장섰던 장준하, 문익환 선생을 배출한 의미 있는 사학이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한신대는 총장 선임을 둘러싼 내홍으로 그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

지난 2015년 말, 채수일 총장은 임기를 2년이나 남겨둔 상황에서 돌연 총장직을 사퇴하고 서울에 있는 한 교회의 담임목사 직을 맡게 된다. 2016년 3월 이사회는 신학과 강성영 교수를 새로운 총장으로 선임했지만, 불만에 가득 찬 학생들은 이사들을 회의실에 20시간이나 감금했다. 학생과 교수들의 지지를 많이 얻은 후보를 놔두고 이사회가 지지율이 낮은 후보를 총장으로 결정했다는 것이었다. 이런 이유 때문이었을까. 같은 해 11월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총회는 강 총장에 대한 인준을 부결했고, 그는 결국 낙마하고 만다. 이후 총장 선출은 수차례 연기됐고, 2017년 9월 이사회는 8차례의 투표를 진행한 끝에 현재의 연규홍 총장을 선임하게 된다. 당시 연 총장은 학내 갈등을 마무리 짓고 학교를 정상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데 연 총장이 취임한 지 몇 개월 되지도 않아 그를 지지했던 법인 이사진 자녀들이 특혜 채용됐다는 의혹이 흘러나왔다. 그리고 연 총장이 총장선거를 앞두고 대가성 금품을 받았다는 폭로가 추가되면서 교육부가 올 5월에 감사를 진행했다.

교육부 감사와 별개로 학내에서 연 총장의 퇴진 요구는 거세졌고, 지난 6월 12일 4자 협의회(학교·학생·교수·교직원)에서 오는 9월 연 총장의 신임평가를 하기로 극적으로 합의하면서 학내문제는 일단락되는 듯했다. 그런데 최근 학교 측이 "신임평가에 대한 합의 내용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발뺌하면서 학내구성원들의 공분을 사고 있는 상황이다. 4자 협의회 당시 서로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녹취와 합의문을 남기지 않았다고 하는데, '믿음'을 강조하는 기독교 대학에서 '신뢰'가 깨져버렸으니 연 총장을 둘러싼 학내 분규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김선회 지역사회부(오산) 차장 ks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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