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공감]정성호 경기도지사 인수위원회 부위원장

열심히 공부하던 모범생 이재명, 시대가 요구하는 가치 아는 사람… 때론 차분하게 정치하라 쓴소리

강기정 기자

발행일 2018-07-04 제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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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경기도를 만드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정성호 경기도지사 인수위원회 부위원장이 남북평화 무드속에 경기도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사진/김종택기자 jongtaek@kyeongin.com

李 지사와 사법연수원 동기 '공정한 사회 꿈' 30년 함께 해
국가안보 희생 道 북부 정책적 배려 '평화부지사' 체제 검토
文 대통령 국정목표 맞춰 소통, 국회·지방의원과 협력 중요
국회 사개특위 위원장 활동, 수사권 조정 논의 부족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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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 '이재명 시대'가 시작되면서 함께 주목받는 인사가 있다.

양주시를 지역구로 둔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다.

스스로를 아웃사이더로 칭하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30년동안 인연을 이어오며 속내를 털어놓는 거의 유일한 도내 국회의원이다. 그 자신도 민주당엔 '험지'로 분류돼온 경기 동·북부지역에서 3선을 한 의원이다.

국회 안팎에선 '부지런한 신사'로, 소리없이 강한 의원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은 경기도지사직 인수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아 새로운 경기도의 청사진을 그리는 정 의원을 지난 2일 인수위가 운영되고 있는 수원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에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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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종택기자 jongtaek@kyeongin.com

#정성호와 이재명

정 의원이 정치에 입문한 것은 20년 전인 1999년이다. 새천년민주당 창당발기인으로 참여해 2000년 총선에서 동두천·양주지역 국회의원에 출마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4년 뒤 재도전에 성공, 국회에 입성했다. 접경지역으로 보수성향이 유달리 강했던 양주·동두천에서 민주당 소속으로 국회의원에 당선된 것은 정 의원이 처음이었다.

정치인으로서의 삶을 결심했던 것은 대학생 때였다. 신군부가 집권했던 법학도였을 때는 대학교에서, 사법연수원생이었던 6월 항쟁 때는 거리에서 '정의'를 외쳤다.

변호사 개업 이후에도 민변 회원으로 경기북부지역 시국사건 변론을 맡았다. 올바른 사회를 부르짖었지만, 변화는 쉽사리 이뤄지지 않았다.

답을 정치에서 찾았다.

그는 "제가 나고 자란,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하며 활동했던 경기북부는 그때도 지금도 낙후됐고 소외된 지역이다. 당시 시대적 상황은 국민의 기본권조차 제대로 지켜지지 못했던 때다. 변화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이재명 지사를 만난 것은 6월 항쟁이 있던 1987년이다. 사법연수원 동기로서 30년 질긴 인연을 시작했다. 대학 시절 학생운동을 했던 연수원생들이 열댓명 모여 공부모임 '노동법연구회'를 만들었는데, 그 안에서 이 지사를 만났다.

인권변호사 정성호도, 이재명도 '노동법연구회'에서 탄생했다. 이재명 지사를 정치인의 길로 이끄는 데 한 몫을 한 것도 정 의원이었다.

사법연수원 시절 이재명 지사를 "공부를 열심히 하던 모범생"으로 회고한 정 의원은 "변호사가 된 이후에도 계속 인연을 맺었는데 제가 정치를 조금 더 일찍 시작했다 보니 이재명 지사가 정치 입문을 고민할 때 함께 의논을 했다. 정치권에선 가장 오래 인연을 맺은 것 같다"고 밝혔다.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세상을 만들고 싶었다"는 정 의원과 "공정한 사회를 만드는 게 평생의 꿈"이라는 이 지사가 정치 선·후배로서, 동지로서 나란히 걸어온 것은 필연일 터. 이번 도지사 선거기간 네거티브 공세 등으로 누구보다 힘들어한 이 지사를 위로한 것도 정 의원이었다.

어느 정도 연락을 주고받느냐는 질문에 그는 "필요하면 전화도 가끔 하고, 문자도 가끔 한다"고 대수롭지 않게 답하면서도 "이 지사는 강한 사람이지만 선거 막판에는 힘들어했다. 누가 뭐래도 당선되니까… 그게 시대의 흐름이고 민심이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더 여유 있고 편안하게 하라고 이야기를 했다"며 이 지사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에게 30년 동안 이 지사와 싸운 적은 없냐는 질문을 던지니 "저는 안 싸운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정치하면서 제 성격이 많이 바뀌었다. 늘 칭찬하고 격려해주는 편이다. 대신 이 지사에겐 너무 성질내지 말고 차분하게 하라는 쓴소리를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30년간 지켜본 이재명은 어떤 정치인인지 묻자 정 의원은 "시대가 요구하는 가치를 알고, 그 가치를 비전으로 만들 역량이 있고, 그 역량을 실천으로 구체화하는 추진력과 결기가 있는 사람"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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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종택기자 jongtaek@kyeongin.com

#새로운 경기도


새로운 도지사가 취임한 것 외에도 경기도는 안팎으로 많은 변화에 직면해 있다. 특히 남북이 평화의 시대에 접어들면서 경기도, 그 중에서도 북부지역이 그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을 것으로 점쳐진다.

새로운 경기도의 청사진을 그리는 인수위 부위원장으로서, 경기 동·북부 지역의 중진 의원으로서 정 의원은 남북 평화 무드 속 경기도의 역할이 중요함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그동안 경기도는 남북교류협력, 평화정책을 구체화할 수 있는 조직 등이 미미했다. 또 전임 도지사들이 경기북부에 대한 지원, 정책적 배려를 이야기했지만 실질적으로는 크게 진행되는 게 없었다. 예를 들면 서울만 해도 국가가 지원해서 용산 미군 공여지 개발이 이뤄지는데, 더 재정여건이 열악한 동두천·연천·파주 이런 곳의 미군공여지는 지자체에서 개발하라고 한다. '공정'의 원칙에 맞지 않는다. 국가 안보, 수도권 주민들의 깨끗한 물을 위해 희생했는데 돌아오는 게 없지 않나. 거기에서 오는 소외감, 박탈감은 굉장히 크다"고 진단하며 "특별하게 희생한 지역에는 특별한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 또 평화체제에 발맞춰 대응 방안, 정책을 실현할 조직을 구체화해야 한다. 현재 '평화부지사' 체제를 검토하고 있는데 북부지역의 소외된 곳들에 대해 책임을 지고, 평화체제에서 역할을 다해야 할 부분들을 중점적으로 맡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 과정에서 도와 도의회, 민주당 국회의원들과의 협의가 중요하다는 점을 역설했다.

인수위에 참여하고 있는 국회의원들을 중심으로 도와의 협력체계를 보다 공고히 하는 데 역할을 하겠다는 점도 시사했다.

정 의원은 "도지사가 민주당 소속이고 도의회의 다수당 역시 민주당이다. 도내 국회의원 역시 민주당 소속이 더 많다. 국회·지방의원들과 도지사와의 원활한 협력이 중요할 텐데, 인수위에 참여한 의원들의 역할이 바로 그런 게 아닐까 싶다"며 "도지사가 '이재명표 사업'들을 하려고 하면 예산 확보 등에서 국회의원들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기초단체장은 성과를 내면 되는데, 도지사는 대통령의 국정 목표에 맞춰서 정치권과 소통해야 하고 국회·도의회와의 관계도 두루 다져야 한다"고 말했다.

새로운 경기도를 만드는 데 안팎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는 정 의원이지만, 최근까지는 국회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장으로 활동해왔다.

위원회 운영의 상당기간이 지방선거 기간과 맞물려 있었던 데다 국회가 파행을 반복하며 난항을 겪었던 점에 대해 그는 아쉬움을 토로했다.

정 의원은 "사개특위에서 결과를 내길 기대했던 국민들께는 죄송하고 적극적으로 못했다고 비판하면 달게 받겠지만, 검경수사권 조정 등에 대한 정부 안조차 없었던 데다 지방선거 국면이라 여러모로 어려웠다"며 "최근 정부 안이 나온 만큼 오히려 지금쯤이 사개특위를 운영할 적기라고 생각하는데, 아쉬운 점이 많다"고 털어놨다.

인터뷰가 이뤄진 2일은 당초 이재명 지사가 의정부 경기도청 북부청사에서 도지사 취임식을 열기로 했던 날이었다. 그러나 제7호 태풍 쁘라삐룬의 북상으로 이 지사는 임명식을 전격 취소한 채 태풍 대응 상황을 점검하는 것으로 업무를 시작했다.

"제일 먼저 취임식을 취소했는데 잘 하지 않았나요?"라고 물은 정 의원은 "국민들이 원하는 것을 해야 하는 게 지도자의 역할 아닌가. 큰 재난이 일어날 수 있는 상황에서 빨리 판단하고 적극 대처하는 모습이, 첫 출발로서 보기 좋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격변하는 한반도 정세 속 경기도의 역할은 점점 커질 것이고 이제 막 발을 뗀 이재명 지사 역시 많은 일을 하게 될 터다. 그의 동반자로서, 경기북부의 미래를 이끌 또 다른 주축으로서 정성호 의원이 더욱 주목받는 이유다.

글/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 사진/김종택기자 jongtaek@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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