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인터뷰]이재명 경기도지사 "상식·도덕 토대 합리적 경쟁… '공정사회' 일굴 것"

김순기·김태성·강기정 기자

발행일 2018-07-05 제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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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메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취임 후 경인일보와 가진 첫 인터뷰에서 "경기도가 남북교류협력·동북아평화공동체의 중심으로 거듭나도록 북한지역과의 실질적인 교류를 추진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인수위, 적폐로 도민 혼란·행정 낭비 진단
상식 통하는 '공정한 경기도' 최우선 목표
인사·예산 등 적용 가성비 좋은 정책 중점
기존 연정방식 권한나눌땐 되레 충돌 우려
시민·시군 등 참여 상설적 협치기구 설치

문대통령 강경 지지그룹 '정부 견제' 오해
'나라다운 나라' 만들기에 경기도가 앞장
거센 네거티브 공세로 선거 막판 "외롭다"
한탄·호소보단 "그래도 믿을건 국민" 의미
사이다 별명 좋지만 듬직한 큰바위 되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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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경기도지사 중 이토록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인사가 있었을까.

지방선거 전부터 이미 전국 정치인으로, 대선주자로 발돋움하며 팬덤을 형성했던 그는 이번 선거기간 경기도를 넘어 전국적으로 주목을 받았던 출마자였다.

이슈의 태풍을 뚫고 더불어민주당이 16년 만에 경기도지사직을 탈환하는 주역이 됐다. 제35대 경기도지사로 취임한 지 나흘째인 4일 오후 이재명 도지사는 '새로운 경기도'를 약속했다.

지방선거에 대한 소회를 밝히는 한편, 문재인 정부가 공언한 '나라다운 나라'를 경기도에서부터 만들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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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본이 바로 서는 경기도

그는 지난 1일 제7호 태풍 쁘라삐룬의 북상으로 예정돼 있던 취임식을 취소하는 대신, 도청 재난상황실에서 도지사로서의 첫날을 맞았다.

취임한 지 4일째. 소감을 묻자 "나흘째인데 그 사이에 일이 많이 있던 것 같다. 처음에는 남의 일 같기도 했는데 이젠 제 일처럼 느껴진다. 책임감도 커진다. 뭘 어떻게 잘할지 고민도 좀 하게 된다"고 답했다.

도지사직 인수위원회 운영 기간까지 더해도 몇 주에 불과한 시간이었지만 그는 "법에 어긋나는, 상식과 도덕에 어긋나는 행동들이 있던 것 같다. 그것 때문에 도민들이 겪는 혼란, 행정력 낭비 등이 문제가 됐다"고 그동안의 도정을 진단했다.

그러면서 "법과 상식에 부합하는, 예측가능한 행정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규칙이 존중되는 공정한 경기도, 기본에 충실한 경기도를 만들고 싶다"며 "우리가 원칙과 상식, 윤리와 도덕을 말하지만 실제 현장에선 그것을 잘 어기는 사람이 오히려 이익을 본다. 그야말로 '적폐의 나라'인데 경기도도 예외는 아니다. 규칙을 어기는 게, 상식과 도덕에 부합하는 행동을 하는 게 손해가 아니라고 생각되는 사회가 돼야 합리적 경쟁이 가능하다. 그런 토대를 만드는 게 제일 중요한 것 같다"고 강조했다.

기본과 상식이 관철되는, '공정한 경기도'를 최우선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인사·예산 등에서도 이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인사에 대해 이재명 지사는 "저는 나쁜 짓은 안할 거고 열심히 할 자신도 있다. 그런데 주변 참모들이나 집행부 공무원들이 무능하거나 부패하면 결국 잘 못하게 될 것"이라며 "핵심은 좋은 의도를 갖고 열성 있는, 잘하는 사람을 뽑아야 한다. 소수의 강자가 이익을 보는 게 아니라 다수의 많은 사람이 혜택을 받도록 하는 게 제 정책의 핵심 방향이다. 이러한 부분에서 방향성을 함께 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그게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성실하고 능력을 가진 사람이어야 한다. 고위직은 그렇게 발탁하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산 편성에 대해서도 "소수가 왕창 갖고 가는 게 아니라 다수가 많은 혜택을 보는 '가성비' 좋은 정책, 적은 예산으로도 많은 사람들이 빨리 효과를 볼 수 있는 정책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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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협치


더불어민주당은 16년 만에 경기도지사직을 탈환했을 뿐더러 경기도의회 다수의석도 점했다. 142석 중 135석이 민주당. 절대 다수당이다.

민주당은 남경필 전 지사와 임기를 함께 한 9대 도의회에서도 다수의석을 점했다.

당이 달랐던 남 전 지사와는 연정 체제를 구축해 도지사 고유의 권한을 나눠 가졌다. 이번에는 도지사도, 도의회 다수당도 같은 당이다.

'여대야소' 도의회와의 관계 설정에 대해 이재명 지사는 "연정은 의회와 집행부 권력의 정치적 성격이 다를 때 서로 공존하기 위해 권한을 나누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적대적 관계'임을 전제한다. 그런데 우리는 정치적 성격이 같다. 연정방식으로 권한을 나누면 오히려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 과거처럼 집행부가 결정하고 의회에서 심의·견제하는 방식이 되면 식구끼리 싸우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잘 하라는 의미로 양쪽 다 같은 세력을 뽑은 도민들은 실망하게 될 것"이라며 지금까지의 도·도의회 관계에 대한 변화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어 "도의회 민주당 대표와 의장 후보께 아예 정책 결정 단계에서부터 같이 하자고 했다. 집행부가 결정한 것을 견제·감시하는 게 아니라 도 집행부와 도의회, 시민사회단체, 시·군들이 참여해 그 안에서 함께 논의하는 상설적 협치기구를 만들자는 것"이라며 "도민들이 직접민주주의에 대한 열망도 많고, 주권자의 주권을 일상적으로 도정에 반영하는 게 정치의 본래 역할이자 의무 아니겠나. 협력적인, 상호의존적인 관계에서 미리 논의해 서로의 의사를 녹여내는 게 협치다. 그게 시대적 흐름에 맞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선거기간 야당은 물론, 문재인 대통령의 강경 지지그룹 일각에서도 비판이 있었다.

이같은 분위기가 이어져 도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 등에 대해 그는 "저는 문재인 대통령이 만들고자 하는 '나라다운 나라'를 경기도에서 만드는 게 우선이다. 그게 민주당이 성공하는 길이고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일인데다 제게도 정치적으로 도움이 되는 길이다. 제가 문재인 정부를 견제할 것이라는 건 명백한 오해나 음해"라며 "저는 진짜로 정치는 국민이 한다고 생각한다. 정치인끼리 이합집산하고 세력을 구성하는 게 당장은 엄청나 보이지만 순식간에 사라지고 또 생긴다. 저는 실제로 국민 덕분에 여기까지 왔다. 경기도정을 책임지는 사람이 정치적인 야망 때문에 도정을 활용하면 그건 도민에 대한 배신이 될 것이다. 저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며 "촛불혁명 이후 대중들은 고도의 집단지성체로 거듭났다. 허위정보나 선동에 흔들리지 않고 오히려 응징한다. 그걸 몰랐던 사람이 박근혜 전 대통령이고 자유한국당이다. 정치 상황이 많이 바뀌었고 내 이익을 챙겨야겠다고 생각하는 순간 성과를 낼 수가 없고 대중들이 다른 마음을 먹고 있는 걸 알아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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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로웠던 선거 막판 "그래도 믿을건 국민 뿐"

지방선거가 막판으로 치달을수록 그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도 수위가 높아졌다.

화살이 빗발치는 가운데 그는 "외롭다"고 말했다. 무엇이 외로웠는지 묻자 이재명 지사는 "호소이기도 하고 한탄이기도 했다"고 답했다.

"한탄은, 네거티브가 너무 심해서였다. 대한민국 지방선거에서 이렇게까지 (네거티브를) 심하게 한 적이 있었나. 검증도 하지 않는, 마녀사냥에 가까웠다. 기득권 세력들, 적대적 언론환경이나 정치상황 그런 상황에서 고립감과 외로움을 느꼈다"던 이재명 지사는 "그러나 제가 '외롭다'고 했던 것은 한탄이라기보다는 믿을 것은 국민밖에 없다는 의미였다. 국민과 도민이 이 나라와 경기도의 주인인데 '주인이 지켜달라'는 얘기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듬직한 느낌을 주는 '큰 바위'도 돼보고 싶다"고 언급했다.

'사이다'라는 별명이 마음에 드는지 묻자 이재명 지사는 "조금 부담스럽긴 하다"면서도 "좋게 해석하면 국민들의 마음을 시원하게 해 주고 말과 행동이 만족스럽다, 시원하다, 상쾌하다는 측면이 있는 반면에 가볍다는 느낌도 주는 것 같다. 그래도 국민의 가슴을 시원하게 해준다는 점에선 나쁜 별명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다른 별명을 가지고 싶은지 묻자 "한쪽을 가지면 다른 쪽도 갖고 싶지 않나. 될지는 모르겠지만 듬직한 느낌을 주는 '큰 바위'는 좀 갖고 싶다"고 밝혔다.

지난달 12일 마지막 선거유세에서 그는 "나라는 과거가 아니라 미래로, 적폐가 아니라 정의로, 대결이 아니라 평화로 갈 것이다. 역류가 발생하고 소용돌이, 풍랑이 쳐도 강물은 갈 곳을 향해서 간다. 반칙과 특권이 없는 세상에서 규칙을 지키면 손해 보지 않는다는 믿음을 갖고, 모두가 합의한 질서와 원칙을 지키며 살아가는 사회가 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에게 어떤 도지사가 되고 싶은지 물으니 "한 번 더 일 시키고 싶은 도지사"라는 답이 돌아왔다. 어떤 도지사로 기억될지, '새로운 경기도'는 그의 4년에 달렸다.

/대담 김순기 정치부장, 정리 김태성·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

■약력

▶1964년 12월 22일 경북 안동 출생

▶검정고시·중앙대 법학과 졸업

▶제28회 사법시험 합격

▶전 성남시장(2010~2018)

▶전 제19대 대통령선거 민주당 경선후보

▶전 성남시립병원설립운동본부 공동대표·성남참여연대 집행위원장

▶현 민변 국제연대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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