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서민 빚 탕감 프로젝트'에 거는 기대와 우려

경인일보

발행일 2018-07-05 제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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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도지사의 공약인 '서민 빚 탕감 프로젝트'가 시동을 걸었다. 경기도지사직 인수위원회인 '새로운 경기 위원회'는 도 산하기관인 경기신용보증재단의 소멸시효 완성채권 560억원을 소각해 서민의 재기를 돕기로 했다. 빚으로 고통받는 서민이 부활할 수 있는 기회를 주자는 게 그 의도다. 지난 5월 말 기준으로 소멸시효 5년이 완성된 구상채권은 2천883건에 채무자 수는 4천679명(주채권자 2천883명, 연대보증인·상속인 1천796명)에 달한다.

소멸시효 완성채권이란 시효가 지나 금융사가 더 이상 빚을 돌려받기 위한 법적 조치를 취하지 않아 채무자가 빚을 갚지 않아도 되는 채권을 말한다. 일부 금융업체들은 소멸시효가 끝난 채권을 소각하지 않고, 이를 대부업체에 매각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이를 사들인 대부업체들은 법망을 악용해 채무자들에게 무리한 추심을 했다. 원칙적으로 돈을 받을 수 없음에도 교묘하게 소멸시효의 효력을 무력화하거나 협박 등 탈법 행위를 저지른 것이다. 폐해가 크자 금감원이 불법 추심을 '민생침해 5대 금융 악'으로 선정할 정도였다.

소멸시효 완성채권을 소각하는 그 취지는 좋다. 소각이 완료되면 대출 자료가 삭제돼 장기간 빚에 짓눌려온 서민들의 재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문재인 정부 역시 금융시장에서 소외됐던 저소득계층을 제도권 금융으로 끌어들이자는 '포용적 금융'을 중요한 정책 기조로 내세우고 있다. '카드수수료 인하'와 '소멸시효 완성채권 소각', '최고금리 인하'가 그것이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본격적으로 논의된 포용적 금융은 사회적 책임이 결여된 금융에 대한 반성에서 비롯됐다. G20 정상회의에서 수시로 다뤄지는 글로벌 금융의 핵심 의제도 포용적 금융이다. 우리 금융권에서도 돌려받을 가능성이 없는 채권을 대책도 없이 계속 가지고 있는 것보다는 취약계층의 재기를 돕는 게 더 의미 있다는 공감대가 광범위하게 형성되고 있는 것은 다행이다.

빚의 굴레에서 고통받는 채무자들이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도록 도와주는 것은 복지국가를 지향하는 나라가 해야 할 책무 중 하나다. 하지만 부채 탕감 얘기가 나오면 늘 따라 붙는 게 도덕적 해이에 대한 우려다. 성실하게 빚을 갚은 채무자들이 이런 정책으로 인해 역차별을 당한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나름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겠지만 심사과정에서 더 꼼꼼히 챙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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