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북미 고위급 회담 후 "비핵화 시간표 진전돼"

디지털뉴스부

입력 2018-07-07 23:2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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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연합뉴스

북미 양국은 지난 6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고위급 회담에서 6·12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완전한 비핵화' 문제를 놓고 대립각을 세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측은 조속히 '비핵화 시간표'를 마련하고 핵신고·검증 절차에 착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북한은 측은 단계적 동시행동 원칙을 강조하며 반발했다.

북미 양국은 그러나 6·12 북미정상회담의 후속조치로 한국전 참전 미군 유해의 송환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오는 12일 판문점에서 회담을 열기로 합의하고, 북한 동창리 미사일 엔진실험장 폐쇄 방법 등을 논의하기 위한 실무급 회담도 조만간 개최하기로 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방북 이틀째인 7일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과의 회담을 모두 마친 뒤 출국하기 전 외신 기자들에게 회담 결과를 설명하면서 북한 비핵화를 위한 시간표 설정 등에 있어서도 진전을 거뒀다고 전했다.

AP통신 등 이번 방북에 동행한 외신 풀 기자단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비핵화 시간표, 대량파괴무기 및 미사일 시설 신고에서 의견 접근을 이뤘느냐'는 질문에 "대화 내용을 자세히 말하지는 않겠지만 우리는 그 두 가지에 관해 얘기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고 소개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복잡한 이슈지만 거의 모든 주요 이슈에서 진전을 이뤘다고 생각한다"며 "북미 정상 누구도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서 물러서지 않았고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여전히 전념하고 있다"고 강조한 뒤 "생산적인, 선의의 협상을 했다"고 평가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그러나 비핵화 로드맵 도출에는 구체적인 언급을 삼간 채 "어떤 부분에서는 상당한 진전이 있었으나 다른 부분에서는 여전히 해야할 일이 더 있다"고 말해, 양측간 이견이 있었음을 인정했다.

이에 대해 북한 외무성은 이날 회담을 마친 뒤 발표한 대변인 담화에서 "우리는 미국 측이 조미(북미) 수뇌 상봉과 회담의 정신에 맞게 신뢰 조성에 도움이 되는 건설적인 방안을 가지고 오리라고 기대하면서 그에 상응한 그 무엇인가를 해줄 생각도 하고 있었다"라며 "그러나 6일과 7일에 진행된 첫 조미 고위급회담에서 나타난 미국 측의 태도와 입장은 실로 유감스럽기 그지없는 것이었다"고 발표했다.

이어 "조미(북미) 사이의 뿌리 깊은 불신을 해소하고 신뢰를 조성하기 위해 실패만을 기록한 과거의 방식에서 대담하게 벗어나 기성에 구애되지 않는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풀어나가는 것, 신뢰 조성을 앞세우면서 단계적으로 동시 행동 원칙에서 풀 수 있는 문제부터 하나씩 풀어나가는 것이 조선반도 비핵화 실현의 가장 빠른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미국 측은 싱가포르 수뇌 상봉과 회담의 정신에 배치되게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요, 검증이요 하면서 일방적이고 강도적인 비핵화 요구만 들고나왔다"고 비난했다.

이에 따라 이번 고위급 회담의 최대의제인 비핵화를 어떻게 정의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북미 양측이 구체적으로 언제, 어떻게 신고·사찰·검증·폐기단계를 밟아나갈지, 또 반대급부로서 북한에 대한 체제보장을 어떤 식으로 제공할 것인지 등 '비핵화 로드맵'에 대한 세부 논의는 쉽지 않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북미 양측이 고위급 회담에서 비핵화 문제를 놓고 입장차를 보이기는 했으나 정상간 합의사항이라는 점에서 후속협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폼페이오 장관을 수행 중인 헤더 나워트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북미가 비핵화 검증 등 핵심 사안을 논의할 워킹그룹을 구성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비핵화 로드맵 도출을 위한 구체적 논의 내용은 향후 워킹그룹을 중심으로 하는 실무협상에서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미 CBS방송은 판문점 실무회담을 이끌었던 성 김 주 필리핀 미국 대사가 워킹그룹을 감독하며, 알렉스 웡 동아태 부차관보, 벤 퍼서 국제안보·비확산 담당 부차관보, 마크 램버트 대북정책 특별대표 등 세 명의 국무부 인사도 워킹그룹에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김영철 부위원장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내는 친서를 폼페이오 장관에게 전달했고, 폼페이오 장관은 김 부위원장을 통해 김 위원장에게 보내는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외무성은 이와 관련, "국무위원회 위원장 동지께서는 싱가포르 수뇌 상봉과 회담을 통하여 트럼프 대통령과 맺은 훌륭한 친분 관계와 대통령에 대한 신뢰의 감정이 이번 고위급회담을 비롯한 앞으로의 대화 과정을 통하여 더욱 공고화되리라는 기대와 확신을 표명하시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오후 중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던 김 위원장과 폼페이오 장관의 면담은 성사되지 못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앞서 지난 1, 2차 방북 때는 모두 김 위원장을 면담했었다.

유행송환 문제와 관련, 폼페이오 장관은 "미 국방부 팀이 미군 송환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12일 북측 관계자들과 남북한 경계(판문점)에서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송환 절차 등을 논의하기 위한 회담은 며칠에 걸쳐 진행될 수 있다고도 했다. 또 북한 미사일 엔진 실험시설 폐쇄에 대한 실무급 회담도 곧 개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군 유해 송환과 북한의 미사일 엔진 실험장 폐쇄는 모두 지난 6·12 북미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합의한 내용이다. 김 부위원장도 폼페이오 장관을 배웅하면서 "우리는 결과, 성과를 도출해 낼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전날 평양에 도착한 폼페이오 장관은 카운터파트인 김 부위원장과 3시간에 걸친 회담과 만찬을 함께 하며 비핵화 후속 조치들을 논의했다.

이틀째 회담을 시작하면서 김 부위원장은 "명백히 해야 할 문제들이 있다"고 압박하고, 폼페이오 장관도 "나 역시 명백히 해야 할 것들이 있다"고 답하는 등 양측은 초반부터 팽팽한 신경전을 연출하기도 했다.

나워트 대변인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체제 안전보장, 미군 유해송환이라는 세 가지 목표에 대해 폼페이오 장관은 매우 확고하다"며 CVID에 대한 우리의 입장도 변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북미 고위급 회담을 모두 마친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오후 7시 일본 도쿄에 도착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도쿄에서 1박을 한 뒤 8일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에 참석해 방북 성과를 설명하고 후속 절차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예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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