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구의 한국재벌사·65]삼성-17 글로벌 삼성의 최대위기

최순실 게이트 연루혐의 이재용 총수 '첫 구속'

이한구 기자

발행일 2018-07-10 제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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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정서
미르·K스포츠·崔에 433억 뇌물

전경련 탈퇴·미래전략실 해체
지주사 전환계획 전면 백지화
40조원 가량 자사주도 소각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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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충격적인 것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혐의로 2017년 2월 17일 구속 수감된 것이다.

최순실 게이트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처녀시절부터 인연을 맺어온 최태민 목사의 3녀 최순실이 무단으로 박근혜 정부의 국정에 관여했을 뿐 아니라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등의 설립에 관여해서 이 재단들을 사유화했다는 내용이다.

재단법인 미르는 대한민국의 전통문화 원형 발굴, 문화 브랜드 확립, 문화예술 인재 육성 등을 목적으로 30개 대기업으로부터 총 486억 원의 기부금을 받아 2015년 10월 27일에 설립했으며 재단법인 케이스포츠는 2016년 1월 18일에 설립됐다.

2016년 7월 26일 TV조선이 양 재단의 모금과정에서 청와대가 개입했다고 보도하면서 이 사건은 이후 일파만파로 확대됐다. 박근혜 대통령은 임기를 1년여 앞두고 중도에 사퇴했음은 물론 그 여파로 투옥됐다.

삼성의 80년 역사에서 사상 최초로 총수가 구속됐다.

삼성은 경영권 3세 승계에 따른 지배력 강화 수단으로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의 지주회사 전환을 준비해 왔던바 박영수 특검은 이재용 부회장이 2015년 7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정에서 삼성물산의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의 찬성을 얻고자 미르, K스포츠재단 및 최순실 등에 433억원의 뇌물을 제공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특검은 이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를 위해 박 전 대통령에게 부정한 청탁이 있었는지에 대해 주목했다.

이 부회장은 제일모직의 주식지분이 23%인데 비해 삼성물산은 한주도 없었다.

또한 이재용의 삼성전자 지분 0.6%에 비해 삼성물산은 삼성전자의 지분을 4%나 보유하고 있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을 합병하면 이재용이 큰 투자(?) 없이 천문학적인 207조원의 글로벌 삼성그룹에 대한 배타적인 지배권을 확보한다는 의혹이 일었다.

삼성물산의 지분 7.12%를 확보한 미국계 벌처펀드인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간의 합병비율 1대 0.35는 삼성물산의 주주들에 손해를 끼치는 행위라며 합병에 반대하고 나선 것이 도화선이었다.

삼성물산의 자산가치가 제일모직에 비해 현저히 높을 뿐 아니라 당시는 삼성물산의 주식가치가 낮은 시기라는 것이다.

제일모직은 2013년 12월 삼성에버랜드가 제일모직 패션 부문을 인수해 2014년에 제일모직으로 상호를 변경한 것으로 자산 규모가 9조5천억원인 반면 삼성물산은 29조5천억원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삼성물산의 1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삼성의 흑기사로 나선 결과 2015년 7월 삼성물산과 제일제당의 합병은 성공리에 마무리됐다.

국회와 특검의 최순실 게이트 진상조사과정에서 키맨(keyman)인 국민연금의 홍완선 기금운용 본부장이 합병성사 전에 이재용을 비밀리에 만났다는 점이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국민연금공단이 합병으로 인해 6천여억원의 손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했다.

삼성은 이병철 창업주가 손수 만든 전경련 탈퇴에 이어 그룹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했던 미래전략실까지 해체했다. 매주 수요일에 열렸던 사장단 회의도 없앴다.

또한 2017년 4월에는 경영권 승계의 최종 단계인 지주사 전환 계획을 전면 백지화했고, 이 부회장 지배력을 높이는 데 사용할 것으로 여겨졌던 40조원 가량의 자사주도 소각하기로 했다.

이른바 '자사주의 마술'이란 것이다.

기업들이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기업을 인적 분할하는데 이 과정에서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가 인적분할을 통해 의결권 있는 주식으로 바뀌곤 한다. 이를 통해 총수일가 등은 대주주와 주식을 교환해 돈 들이지 않고도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다.

이 같은 편법을 막기 위해 더불어민주당의 이종걸·제윤경 의원이 인적분할 전에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거나 인적분할시 신주 배정을 금지하는 등을 골자로 하는 규제 법안을 발의한 상태였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대선 후보 시절 규제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이한구 경인일보 부설 한국재벌연구소 소장·수원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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