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폐기물 불법투기 가능한 행정 이해할 수 없다

경인일보

발행일 2018-07-09 제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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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남부지방경찰청이 최근 한 조폭 조직원을 포함해 40명을 폐기물관리법 위반혐의로 검거했다. 단순해 보이는 사건이지만, 내막을 들여다 보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행정으로 인한 불법의 만연, 민생파괴, 국토훼손, 세금낭비 등 온갖 폐해가 집약돼 있다.

경찰수사 결과는 단순하다. 범죄혐의자들은 경기도내 각 도시 외진 곳 18개소에 사업장폐기물 4만5천t을 불법투기해 총 66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했다. 하지만 후유증은 심각하다. 범인들은 검거됐지만 폐기물을 수거해 토지를 원상복구하는데 드는 비용이 엄청나 범죄현장은 쓰레기산으로 방치되고 있는 것이다. 경기남부경찰청이 이번에 적발한 사례는 폐기물 불법투기의 일부일테니, 도 전체와 전국 지자체 전체에서 벌어지는 불법투기 폐기물의 양과 훼손된 토지의 규모는 실로 엄청날 것이다.

불법투기된 폐기물이 방치되는 이유는 간단한다. 관련법상 폐기물 처리의 우선책임이 토지주에 있지만 불법 투기 사실을 몰랐던 토지주에겐 마른하늘의 날벼락이고, 불법에 공모한 토지주는 원상복구를 외면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해당 지자체가 수억에서 수십억원의 세금이 들어가는 행정대집행을 하기 어렵다. 토지주에 대한 대집행비용 환수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폐기물 불법투기의 사전방지가 얼마든지 가능해보이는데도 일이 벌어진 후에 머리를 싸매는 무기력한 행정이 문제다. 애초에 사업장폐기물 발생시점부터 철저한 관리가 작동돼야 마땅하다. 사업장폐기물 발생업체의 책임과 의무를 강화해야 한다. 폐기물을 발생시킨 사람이 폐기물이 합법적인 장소에 합법적으로 처리될 때까지 책임지는 건 당연하다. 폐기물 처리업체에 위탁하는 것으로 책임을 면탈한다면 불법을 조장하는 일이다. 또한 허가당국은 폐기물처리 사업자들의 합법 처리 여부를 감시할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폐기물 운송차량의 운행기록과 합법장소 폐기기록을 확인할 수 있는 첨단장비를 활용하면 된다.

폐기물 발생 업체와 허가관청에서 이중으로 폐기물처리 사업자를 주시하고 감독한다면, 일이 터지고 나서 토지주와 지방자치단체가 책임을 미루며 쓰레기산을 방치하는 사태는 획기적으로 줄어들 것이다. 철저한 사전예방 행정이 거르지 못한 범죄는 형사책임과 함께 범죄수익 환수·벌금부과 등 민사책임을 강화해 다스리면 된다. 불법의 길을 터주고 그 피해를 국민이 책임지게 하는 행정은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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