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에서 찾는 고려 1100년의 흔적·8]고려의 찬란한 도자문화 경기에서 시작되다

찻그릇부터 채워나간 '천하제일 비색'

임진아 기자

발행일 2018-07-10 제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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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3. 파주 혜음원지 출토 청자 두꺼비 장식 편
파주 혜음원지 출토 청자 두꺼비 장식 편. /한백문화재연구원 소장 제공(국립중앙박물관 '고려왕실의 도자기' 수록)

용인·시흥등 백자와 함께제작
상감기법도 가장 먼저 도입해

사원·행궁역할하던 경기사찰
당시 최고급제품과 같이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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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시대 청자는 왕실과 귀족의 취향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공예품이다.

고려청자는 12~13세기에 전라남도 강진과 전라북도 부안을 중심으로 전성기를 맞이하였는데, 처음에는 색깔과 형태가 가장 우선이었다.

좋은 청자색은 '비색(翡色)'이라 불리며, 이러한 고려청자의 비색을 가리켜 동시대 중국에서는 '천하제일'이라 일컫기도 했다.

전성기 고려청자의 형태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은 동물이나 식물, 인물을 표현한 상형(象形) 청자이다. 상형청자의 모티브는 크게 원앙·오리, 참외·죽순·표주박 등 자연적 소재와 불상·보살상·나한상·연꽃·기린(麒麟)·봉황 등 종교적 소재로 나누어진다.

전성기 고려청자의 주된 관심과 가치는 시간이 지나면 색깔·형태보다도 상감(象嵌) 무늬로 옮겨가게 되었다.

상감청자의 무늬 표현은 높은 제작 기술을 갖추어야만 가능한 것으로, 상감의 기법 자체는 중국의 영향으로 시작되었지만 고려청자에서 독보적으로 꽃피웠다.

사진 1. 시흥 방산동 가마 출토 청자·백자 완
시흥 방산동 가마 출토 청자·백자 완.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고려의 찬란한 도자문화가 시작된 곳은 10세기 무렵 경기도 용인 서리와 시흥 방산동의 가마이다. 시흥 방산동에서는 초기청자를 소량의 백자와 함께 제작하였고 용인 서리는 청자와 백자를 함께 만들다가 고려백자를 주로 제작하는 가마로 바뀌어갔다.

이들 가마에서는 초기에 찻그릇[완碗]을 대량으로 생산하였는데, 차를 마시는 것이 일상생활의 중요한 습관 중 하나였던 고려에서 중국 도자기 찻그릇을 수입하여 사용하다가 고려청자 찻그릇을 만들게 된 것이 우리나라 청자 제작의 시작이다.

용인 서리와 시흥 방산동 가마에서는 점차 찻그릇 뿐 아니라 대접·접시·잔·항아리·병·주자 등 각종 생활용기와 크고 둔중한 모습의 제기(祭器)를 생산하였다. 우리나라 최초로 상감 기법을 시도한 것도 이들 가마이다.

11세기 이후 고려청자 생산의 중심이 강진과 부안으로 이동하여 12~13세기 전성기를 맞이한 후에도 경기도에서는 도자 생산이 계속되었는데, 특히 주목할 만한 곳이 용인 보정동 가마이다.

시흥 방산동과 용인 서리에서 청자 생산 초기부터 백자를 함께 만들던 전통이 이어져 용인 보정동에서도 청자와 소량의 백자를 함께 제작하였다.

뿐만 아니라 대형의 화분·반·장고와 불상·보살상·나한상 등을 생산하여 동시대 강진·부안의 생산품과 내용면에서 가장 유사하다는 평을 듣는다.

사진 2. 용인 보정동 가마 출토 청자·백자 발·접시
용인 보정동 가마 출토 청자·백자 발·접시.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경기도의 가마에서 제작한 고려도자는 주변의 사찰에서 사용되었는데, 경기도 일대에 있는 사찰은 고려시대 개경에서 비교적 가까운 곳에 위치했던 점에서 의미가 크고 강진·부안에서 제작한 고려청자 고급품과 중국자기가 함께 출토되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경기문화재연구원
여주 고달사지, 여주 원향사지, 안성 봉업사지, 용인 마북동사지, 파주 혜음원지 등인데, 특히 파주 혜음원의 경우는 사원과 행궁(行宮)의 역할을 겸하였던 까닭에 최고급의 고려청자를 사용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파주 혜음원지에서 출토된 향로의 파편은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청자 연꽃모양 향로'와 비교할 수 있다. 파주 혜음원지 출토 두꺼비장식이 붙은 청자 편(片)은 비색 상형청자의 한 예라 할 수 있으며, 물가풍경무늬가 새겨진 상감청자 자판(磁板)도 발견되었다.

/임진아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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