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정규직 전환 외면하는 한국지엠 무책임하다

경인일보

발행일 2018-07-11 제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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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사장실을 점거한 한국지엠 부평비정규직지회가 이틀째 농성중이다. 이들은 정부의 비정규직 직접고용 명령을 이행할 것을 회사 측에 요구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 5월 고용노동부가 창원공장 비정규직 700여 명을 정규직으로 고용하라고 했으나 경영상 어려운 사정을 들어 이를 거부한 상태다. 비정규직지회는 영업소 앞 1인 시위를 계획하는 등 총력 투쟁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가까스로 정상화 방안에 합의했던 한국지엠이 노사 간 대립으로 다시 격랑에 휩싸일 것으로 우려된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한국지엠 부평비정규직지회는 사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무기한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고용노동부가 명령한 창원 공장 비정규직 700여 명 직접 고용'과 '80여 명의 비정규직 해고자 복직'을 사측에 요구하고 있다. 앞서 고용노동부는 지난 5월 창원 공장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라고 명령했다. 고용노동부는 부평 공장에서도 비정규직 900여 명에 대한 불법파견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하지만 사측은 경영상 어려움을 들어 정부 명령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 정규직도 내보내야 하는 비상 상황에서 비정규직의 주장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노조는 사측이 불법으로 판정된 비정규직 파견 근로자들의 정규직화를 외면하는 것은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라고 비판한다. 정부의 정당한 명령마저 거부하는 것은 경영정상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 행위라며 전향적인 자세를 촉구하고 있다. 정부의 중재와 도움으로 경영정상화에 합의한 한국지엠이 그동안의 법원 판결과 정부 명령을 모두 모른 체 하는 건 이해하기 힘들다. 대법원은 지난 2013년과 2016년, 한국지엠 창원공장 사내 하청 노동자들이 정규직이라고 판결했다. 인천지법도 올 2월 부평·군산공장 사내 하청 노동자에 대해 같은 판결을 내렸다. 노조는 사측이 불법 경영과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해야 고객들의 신뢰를 되찾고 현장을 정상화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군산공장을 폐쇄한 한국지엠은 지난 달 우리 정부의 중재와 지원으로 경영정상화에 나섰다. 국민 혈세 수천억 원이 투입됐다. 사측은 고용창출과 퇴출근로자를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경영상 이유를 들어 정부 당국의 명령을 거부한 채 비정규직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건 무책임한 자세다. 경영정상화의 첫걸음은 노사화합을 통한 생산성 향상일 것이다. 한국지엠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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