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인터뷰]박남춘 인천시장 "법치주의 장점에 덕치주의 미덕 더해 '시민과 협치'"

김명호 기자

발행일 2018-07-16 제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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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춘인천시장
박남춘 인천시장이 지난 12일 시장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앞으로의 시정 방향에 대해 밝히고 있다. /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

서해 5도공약 靑 정책 구상부터 참여
정부 강한 의지속 사업추진 문제없어
일자리 창출 중앙과 협조 '집분화' 필요
고용증대 정책 성과 내려면 진단 먼저
여성·청년 등 취약층 분과위원회 준비

국회·시의회 등과 협의회 정례화해야
온라인시장실 개편으로 여러 의견 경청
구도심 활성화 전담기구 '중재자 초점'
공약이라도 시민이익 관점서 '재검토'
시의회와 소통·정보교류 활발히 할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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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박남춘 인천시장은 임기시작 후 첫 공식 일정을 '제 7호 태풍 쁘라삐룬 '북상에 따른 대책 보고회의로 시작했다.

2일 예정된 취임식도 취소한 그는 이날 인천시 재난안전상황실에서 실·국장들이 모인 가운데 취임선서만 하고 곧장 태풍 대책회의를 진행했다.

12일 집무실에서 만난 박남춘 인천시장은 취임 후 빠듯한 내·외부 일정을 소화해 내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고 했다.

외부 공식 행사를 비롯해 직원들의 업무보고, 시의회 일정 등 어떻게 하루가 가는지 모르겠다면서도 얼굴에 피곤한 기색은 없었다.

"모든 시정 중심에 시민을 놓고 생각하겠다"고 말한 그는 취임 전부터 시민과의 협치를 통한 시정운영, 탈권위, 모든 현안을 숨김없이 시민들에게 알리는 공개행정 등을 시정 철학으로 삼겠다는 원칙을 밝혔다.

취임 후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박남춘 시장의 행보에서 이런 원칙들이 조금씩 시정에 반영되고 있다.

지난 6일부터 시작된 취임 업무보고는 인천시장 집무실이 아닌 박 시장이 직접 각 실·국을 방문해 진행하고 있다. 통상 시정 업무보고는 직원들이 시장 집무실을 찾아 주요 현안과 사업을 시장에게 일방적으로 설명하고 지침을 받는 방식으로 실시돼 왔다.

박남춘 시장은 이런 관례를 깨고 본인이 직접 해당 실·국을 방문해 현안에 대해 서로 토의하는 방식으로 주요 사업을 보고받는다고 한다.

이와 함께 최근 열린 인천교통공사 비정규직 직원들의 정규직 전환 축하 행사에서는 박 시장이 연단 아래로 내려와 직원들과 눈을 맞추면서 짤막한 인사말만 한 후 담소를 나누는 것으로 진행했다.

예고 없이 기초자치단체장 집무실을 찾아가 현안에 대해 격의 없는 논의를 하는 등 연일 관례를 깬 행보를 펼치고 있다.

-취임 전 밖에서 바라본 인천시정과 취임 후 느끼고 있는 인천시정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제가 30년 정도 중앙부처와 청와대 공직자로 근무했고, 6년 동안 국회에서 행안위원으로 활동했다. 또 민주당 인천시당위원장으로 1년 6개월 정도 지내면서 인천의 현안에 대해 나름 열심히 공부하고 고민도 했다.

중앙공무원으로, 청와대 비서관으로 바라보던 것과 또 다른 시각에서 현안과 과제들을 대해야 하는 자리에 섰다.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하는데 그치지 않고, 이제는 정책을 선두에서 추진해야 하고 그 책임을 져야 하는 위치에 섰다. 어깨가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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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 공약인 서해평화협력 사업에 대한 로드맵은 무엇인가.

"한반도 평화와 관련된 주요 현안들은 인천시 단독으로 추진할 수 없는 것들이 대부분이고 이런 이유로 남북평화 관련 공약들은 정부나 중앙당과 사전 교감을 통해 만들었다.

무엇보다 정부의 의지가 강하고 대북사업과 관련해 인천만의 경쟁력을 모두가 인정하고 있는 만큼 정부 여당도 적극적으로 호응하고 지원해줄 것으로 본다.

서해5도와 관련한 정책 공약들은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재임 시절 구상된 것들이고 당시 저는 청와대에서 이런 정책 구상에 참여도 했다.

또 지난 대선 때부터 서해평화협력지대 구상은 문재인 대통령의 인천지역 공약이었다. 결국 서해평화협력 공약은 정부의 정책과 보조를 같이하며 진행될 수 있는 부분이고 정부 부처도 서해평화 관련 구상에 깊은 이해와 강한 의지를 갖고 있어 사업 추진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

-시장 직속 일자리위원회가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보는가.


"제가 '집분화'라는 용어를 몇 번 언급한 적이 있다. 중앙집권의 장점과 지역분권의 장점을 접목해야 한다는 취지다. 일자리 문제는 이런 집분화 시스템을 통해 다뤄질 때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정부는 거시적인 지표와 목표 관리를 통해 일자리 창출 정책을 시행한다. 이런 정책들이 제대로 기능하려면 지역 특성에 맞게 적용돼야 하기 때문에 지방정부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인천시도 고용노동청이나 중소벤처기업청 등 중앙정부의 일자리 관련 부서와 원활한 협조가 이뤄지게 하는 장치를 고심하고 있다.

앞으로 구성할 일자리위원회는 현재 시행되고 있는 고용 증대 정책과 각종 사업들에 대한 근본적인 진단에 집중할 것이다.

성과가 제대로 나려면 원인에 대한 진단이 우선돼야 하기 때문에 시의 일자리 창출 사업이 부진한 원인도 제대로 짚어 볼 계획이다.

이와 함께 여성·청년·노인 등 일자리 취약계층의 일자리 문제를 전담할 수 있는 분과 위원회도 운영할 방침이다."


-협치를 시정 철학으로 내세우고 있는데 구체적인 실행방안은 어떤 것인가.


"제가 생각하는 협치는 법치주의 장점에 덕치주의 미덕을 더한 거버넌스 행정의 형태다. 법치주의는 행정의 공정성과 중립성을 강화했지만 소통과 화합을 중시하는 덕치의 미덕을 약화시키는 측면이 있다.

협치는 중앙정부나 기초자치단체 등 행정부 내부는 물론 국회, 시의회 등 입법부와도 필요하다. 저는 무엇보다 시민들과의 협치가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전문가 그룹이나 시민사회단체 등을 통해 참여할 수도 있겠지만 단순히 시민 자격으로도 시정 참여가 가능해야 한다.

협치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우선 국회, 시의회, 기초자치단체 등과의 협의회를 정례화하려고 한다. 형식적인 협의회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대화와 성과가 도출되는 방식으로 운영하겠다.

시민의 의견을 시정의 중심에 두기 위해 시민 참여 위원회 등 다양한 참여 제도를 갖출 것이다. 유명무실한 위원회는 과감히 없애고 실질적 의사 결정이 이뤄지는 위원회 중심으로 재편할 계획이다.

취임 직후 인천시청 홈페이지의 '온라인 시장실'을 개편했는데 누구나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코너를 마련했다. 시민 한 사람의 의견도 경청할 수 있는 온·오프라인 시스템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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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도심 활성화를 위한 전담기구 설치 공약 현실적으로 가능한가.

"문재인 정부는 대규모 재개발, 재건축 중심의 주거환경개선 사업 방향 전환을 위해 도시재생 뉴딜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의 취지는 LH 같은 기존 공기업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자치단체의 역할을 강화하자는 것이다.

자치단체의 역할은 규제 중심이 아니라 주민과 사업자 사이에서 적극적인 중재자 역할을 하라는 것인데 이처럼 건설적인 중재자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기존 행정기구에서 탈피한 새로운 개념의 조직이 필요하다.

제가 공약한 인천시 도시재생전담기구의 규모나 형태는 정부의 예산 지원, 사업추진 규모 등과 병행할 수밖에 없다. 외청 급의 기구가 될 수도 있지만 그게 어렵다면 시 내부 위원회 형태가 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기구의 규모라기보다는 실질적인 역할과 성과라고 본다."

-준비위 활동 과정에서 9개 사업에 대한 재검토 입장을 내놨는데 명확한 방침은 무엇인가.


"경인고속도로 일반화 사업을 비롯해 인천시 신청사 건립, 송도워터프론트, 루원시티 2청사 건립 문제 등이 그것인데 준비위에서 재검토라는 표현을 쓴 것은 전면 취소하거나 중단하겠다는 의미가 아니다.

사업비 조달방법을 포함한 시기 규모 등을 꼼꼼히 판단해서 제대로 추진하겠다는 취지로 이해해 줬으면 한다. 정책 결정 대상으로 선정한 9개 사업은 준비위에서 임의로 정한 게 아니다.

그동안 언론 등을 통해 추진 과정에서 논란이 있었던 사안이나 예산이 과다하게 소요돼 재정에 무리가 있을 것으로 우려되는 사업 등을 분류한 것이라고 보고받았다.

재검토 사업 가운데는 제가 공약한 사업도 포함돼 있다. 오직 시민의 이익과 공익 관점에서 9개 사업을 정밀하게 검토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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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압도적인 시의회 다수당이어서 견제 기능이 부족할 것이란 우려가 있다.


"인천시의회가 무조건 시 정부를 편들기 하지 않고 오히려 더 많이 채찍질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저도 권위주의를 벗고 소통을 중시하겠다고 천명한 만큼 시 정부에 대한 시의회의 따끔한 질타와 충고를 겸허히 수용할 준비가 돼 있다.

무엇보다 시민들이 지켜보고 있다. 민주당은 과거 정권의 잘못을 반면교사로 삼을 것이다.

시장도 시의원들과 소통하겠지만 무엇보다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시각을 견지할 수 있는 집행부와 의회 실무진들의 소통과 정보 교류가 활발해야 할 것으로 본다."

/김명호기자 boq79@kyeongin.com

■약력

▶1959년 인천 중구 출생

▶박문초·동산중, 제물포고 졸업

▶고려대 법대, 영국 웨일즈대학교 대학원 졸업

▶해양수산부 총무과장

▶국립해양조사원장

▶노무현 정부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인사수석비서관

▶19·20대 국회의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인천시당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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