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경제정책 균형과 속도조절 필요하다

경인일보

발행일 2018-07-16 제23면
글자크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링크
  • 메일보내기
  • 인쇄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메일전송
소상공인들의 읍소에도 불구하고 내년 최저임금이 올해 7천530원에서 10.9% 오른 8천350원으로 결정됐다. 올해 최저임금이 지난해보다 16.4% 오른데 이어 두 해 연속 두자릿수 인상이다. 이로써 내년 최저임금에 따라 임금이 인상되는 전체 근로자는 약 506만2천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최저임금위원회의 '2019년 최저임금 심의를 위한 임금실태 등 분석'에 따른 전망이다.

표면적으로는 500만명 이상의 저임, 비정규직 근로자의 임금인상이 확정된 만큼 여론의 호응이 상당해야 마땅하다. 그러나 두 해 연속 가파른 최저임금 인상의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와 5인미만 영세사업자 등 소상공인들은 예고했던 불복운동 실행방안을 논의하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 혜택을 받는 근로자들은 급격한 임금인상이 무더기 해고로 이어질까 노심초사 다. 소상공인들은 주고 싶어도 못주니 범법 아니면 폐업을 할 판이라고 아우성이고, 근로자들은 인상은 좋은데 인상된 임금을 받을 일자리를 잃을까 걱정이니 최저임금 인상의 혜택이 어디에 미치는지 알 수 없다.

정부가 선의의 정책인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예상치 못한 곤경에 처한 이유는 간단하다. 경제현실을 외면한 신념의 기계적 추진 때문이다. 자유시장 경제체제에서 임금인상은 경제호황의 반영이다. 경제가 성장하고 일손이 부족하면 임금은 자연스럽게 오른다. 하지만 작금의 상황은 성장률 전망치가 떨어지고, 청년실업자가 넘쳐나며, 노후생계를 위해 나선 자영업자들이 포화상태이다. 모든 경제지표가 최악이다. 그런데 정부만 소득주도성장이라는 정책적 신념에 입각해 최저임금 인상을 전례없는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문제는 모든 경제 주체가 사슬로 연결된 경제생태계의 특성상 최저임금 인상의 여파가 전체 국민에 미칠 것이라는 점이다. 정부가 대책으로 검토 중인 근로장려세제 확대와 일자리안정자금 확충은 재정부담을 늘릴 것이고, 상가임대료 상한제는 급속한 임대료 인상을 불러올 수 있다. 더군다나 지난해 최저임금 인상이 알게 모르게 물가에 스며들었듯이 서민물가 인상도 불가피해졌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작용이 나타날 때마다 정부가 쫓아다니며 수습해야 하는 상황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경제공약에 담긴 선의를 누가 의심하겠는가. 대통령의 선의의 신념을 실현하기 위해서라도 경제현실을 반영한 정책의 균형과 속도조절이 필요한 시점이다.

경인일보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