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만 따라 걷는 에코여행·(1)시흥 관곡지 & 연꽃테마파크]옛 모습 간직한 초록빛 연못… 연꽃이 안내하는 황토 카펫

공지영 기자

발행일 2018-07-17 제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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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중국서 들여와 현재 19만여㎡까지 이르러
흙길 밟으면서 즐기는 고즈넉한 풍광 '도시 속 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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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창 밖 풍경이 생경하다. 인이 박일 만큼 같은 모양의 아파트가 보이는 익숙한 풍경이 초록빛으로 바뀌자 창 밖을 주시하기 시작했다. 얼마간 논과 밭이 이어지더니, 초록빛의 들판이 펼쳐졌다.

이윽고 도착한 곳은 시야에 거칠 것이 하나 없는, 온통 초록빛으로 가득한 땅. 평일 낮, 도시 안에서 보는 낯선 풍광이 괜시리 반갑다.

시흥의 연꽃테마파크는 시에서 관광지로 조성했다. 이 땅에 고스란히 남겨진, 그렇지만 잊혀진 역사를 되살리기 위해 만들어졌다. 그래서 억지스러움이 없다.

연꽃테마파크의 출발은 '관곡지'다. 기왓장이 올려진 담벼락 너머로 보이는 연못의 고즈넉함이 눈길을 끈다. 그 연못에서 시흥의 '연꽃'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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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 관곡지에서 출발하는 연꽃테마파크는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시민들이 찾고 있다.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

관곡지는 조선 세조 때 만들어진 연못이다. 조선 전기 명신이자 농학자로 알려진 '강희맹' 선생이 세조의 명을 받아 명나라에 다녀왔다. 명나라 남경에서 연꽃을 보고 아름다운 자태에 반했으리라.

그는 명나라에서 연꽃씨를 가지고 조선에 돌아왔다. 그리고 이 곳에 연꽃을 심어 조선 땅에 연꽃을 대중화시켰다. 그래서 이 지역은 예부터 '연성(蓮城)'으로 불렸다. 시흥 내에 연성을 본 딴 수많은 이름들이 여기서 유래됐다.

작은 연못에서 피운 조선의 연꽃은 지금, 관곡지 주변 19만여㎡에 이르는 땅에 퍼졌다. 논이었던 땅에 연꽃을 심었다. 7월 중순, 꽃을 피우려고 연꽃 줄기들이 어깨 높이 만큼 자랐다.

연꽃 밭 사이의 짙은 황토 흙길을 걸었다. 날이 좋으면 맨발로도 걸을 수 있다.

이 날(10일)은 비가 온 뒤라 곳곳이 진흙 투성이였지만 오랜만에 흙을 밟으니 분위기에 취해 발이 빠지는 것도 몰랐다.

솥뚜껑 만큼 커다란 연잎 안에 물방울이 맺혀 있는 모습도 재밌다. 물방울이 옥구슬 굴러가듯 또르르 흐른다는 시적 표현을 눈으로 볼 수 있다.

평일임에도 이 곳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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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산책하듯 연꽃을 감상하는 이들도 있고, 수학여행 온 소녀들처럼 연꽃 앞에 서 사진을 찍는 이들도 많다. 아예 커다란 카메라를 메고 나와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찍으려 기다리는 이들도 꽤 있다. 모습은 모두 다르지만, 이 안에서 휴식을 얻어가고 있다.

정신없이 연꽃을 감상하며 길을 걷다보면, '호조벌'로 이어진다. 도시 안에서 이런 호사를 누려도 될까 싶을 만큼 '푸름'이 한가득이다. '경기만'을 따라 걷는 여행의 시작부터 몹시 흥분된다.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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