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몽실학교와 청소년 자치 배움터

이정현

발행일 2018-07-19 제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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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 스스로 배움의 자발성·상상력 키워
그 공간에서 자치 꽃 피고 확산되길 기대
꿈과 희망 나누며 민주시민으로 성장하는
'교육다운 교육'이 그려갈 모습들이다


이정현 경기도교육청 북부청사 장학관
이정현 경기도교육청 북부청사 장학관
지역사회 협력 청소년 자치 배움터, 경기도교육청 몽실학교를 소개하는 표현이다. 몽실학교가 추구하는 지향점이 이 말에 담겨 있기도 하다. 몽실학교 발전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연구에서 '몽실학교의 가장 중요한 원리는'이라는 질문이 있었다. 학생 10명에 8명꼴로 '학생자치'라는 응답이 나왔다. 몽실학교 프로그램에서 학생자치의 의미를 두 가지로 유추해 낼 수 있다. 하나는 학생들 스스로 무엇을 실행한다는 의미이다. 또 하나는 학생들 스스로 생활에 관련된 문제를 프로젝트의 테마로 삼아 배움과 삶의 일체화를 꾀한다는 것이다.

몽실학교 학생들의 활동을 보면 청소년 자치 배움터의 원리와 가치를 이해할 수 있다. 학생들은 마을, 환경, 역사, 생태, 창업 등 범교과적이고 융합적인 내용은 물론 청년 취업, 권력과 인권 등 일상 속 문제까지 주제로 포착해 프로젝트 활동을 구상한다. 이어 프로젝트가 실현 가능한지, 사회적 메시지는 있는지, 청소년 관심사에 적합한지 등을 놓고 다각적으로 검토한다. 그리고 1년간 수행할 프로젝트를 확정, 연간 80시간의 활동에 들어간다. 프로젝트 활동 마디마디에 공동체 행사도 진행한다. 중·고등학생들이 지역의 유치원, 초등 저학년 학생을 위해 마련한 어린이 한마당, 동네 주민과 함께 어우러지는 온마을 잔치, 청소년의 정책은 청소년이 직접 만드는 정책마켓 등이 그것이다. 모두 학생 주도성이 바탕이 된다. 특히나 정책마켓은 그 반향이 컸다. 학생들이 제안한 정책 가운데 통학로 금연구역 설정, 자전거 스쿨존, 지역별 몽실학교 확대가 있었는데, 지난 6·13 지방 선거에서 교육감 공약에 반영되기도 했다. 프로젝트 외에도 학생들의 자치 활동은 다양한 영역에서 펼쳐진다. 몽실학교에는 98명으로 구성된 청소년 자치회가 있다. 공간 디자인팀, 프로젝트별 팀장 회의, 노란조끼를 입고 행사를 진행한다 해서 붙여진 '노쪼', 소식지를 발행하는 홍보팀이 정기적 총회와 사안별 협의회를 가지며 머리를 맞댄다. 학생들은 어떻게 하면 자기들의 공간을 효과적으로 발전시켜 갈지, 어떻게 하면 나와 이웃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활동을 설계할 수 있을지 토론하며 청소년 자치 배움터의 위상을 정립해 간다.

이런 활동이 가능한 이유는 무엇일까? 몽실학교가 청소년에 의한 청소년의 공간이라는 데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청소년에 의한 청소년의 공간 운영이 순탄한 것만은 아니다. 공용 공간에서 나타나는 문제점 중 하나가 주인의식의 실종이다. 공간을 누리는 사람과 공간을 관리하는 사람이 따로따로이다 보니 발생하는 현상이다. 그러나 몽실학교 학생들은 '함께 사용한다는 것은 주인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모두가 주인이라는 뜻이다'는 자치 규약을 만들어 주인의식을 실천하고 있다. 청소년 공간에 걸맞은 청소년 자치가 하루아침에 자리 잡은 것은 아니다. 의정부 지역에서 오랜 시간 축적된 교육 공동체의 역량, 또 이를 주목해 경기도교육청 (구)북부청사를 오로지 학생들을 위한 자치 배움 공간으로 탈바꿈시킨 경기도교육청의 정책 혜안이 씨줄 날줄처럼 결합을 이룬 데서 가능했다. 몽실학교가 생긴 이래 지금껏 전국의 교육기관과 지자체에서 3천500여 명이 다녀갔다. 몽실학교형 공간을 만들고자 하는 문의도 많아지고 있다. 지난 2월에는 경기도교육청, 민주연구원, 문희상 국회의원실이 함께 주최한 몽실(夢實) 정책토론회를 국회에서 가진 바 있었다. 지역사회 협력 청소년 자치학교의 전국적 확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였다. 학생들은 이 자리에서 기존 청소년 시설과 몽실학교의 차이점을 명쾌하게 짚어냈다. "청소년 시설에서 청소년은 이용 대상이었다. 몽실학교는 달랐다. 몽실학교에서 청소년은 주인이 되었다. 이로써 우리는 배움의 자발성을, 교육에 대한 상상력을 키울 수 있었다"며 몽실학교가 왜 청소년 자치 배움터인지 분명하게 이야기했다.

청소년의 공간에서 청소년의 자치가 꽃피는 '청소년 자치 배움터'가 널리 확산되길 기대해 본다. 자율과 자치를 경험하고 꿈과 희망을 고민하며 함께 나누는 공간에서 민주시민으로 커가는 청소년들, '교육다운 교육'이 그려갈 모습이 이와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이정현 경기도교육청 북부청사 장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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