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창]서울 쓰레기, 왜 인천에 묻나

김민재

발행일 2018-07-19 제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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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 인천본사 정치부 차장
우리나라 폐기물 관리 정책의 기본 원칙은 '발생자 처리'다. 각 자치 시·군·구가 처리 시설을 갖추고 발생 폐기물을 알아서 처리해야 한다는 원칙이 폐기물관리법에 명시돼 있다. 그런데 1992년부터 이런 원칙이 무시된 채 서울·경기의 쓰레기가 인천에서 처리되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광역 폐기물 처리시설인 수도권매립지는 지난해 3천684t의 쓰레기를 반입했다. 반입 비율은 서울이 45.5%, 경기가 36.0%이다. 정작 인천은 18.5로 가장 낮다.

서울·경기가 자기 집 마당엔 혐오시설을 둘 수 없다며 남의 집에 와서 쓰레기를 버리는 데 쓰레기를 묻을 수 있는 매립면허권(소유권)은 정작 인천시 몫이 아니었다. 환경부와 서울시가 면허권을 갖고 있으면서 도로건설이나 항만건설에 따른 편입부지의 토지 매각 대금을 받아 챙겼고, 면허권자로서 '갑'의 지위를 누려왔다.

이런 불합리한 구조를 깨기 위해 지난 2015년 3개 시·도와 환경부는 4자 합의를 맺어 매립 면허권을 인천시에 이관하고, 매립지관리공사를 인천시에 이양하기로 했다. 하지만 4자 합의는 폐기물 발생자 처리 원칙에 대한 실천 방안을 구체적으로 논의하지는 못했다.

지난해부터 3개 시·도는 수도권 매립지 사용 종료를 대비한 대체 매립지 발굴 용역을 공동 진행하고 있다. 이 용역은 발생자 처리 원칙을 전제로 진행돼야 한다. 제2의 수도권 매립지를 만들기 위한 용역이 되어서는 결코 안 된다. 서울은 비싼 땅값과 인구 밀집지역의 민원을 핑계로 대체 매립지 확보에 소극적일 게 뻔하다. 이제 돈 몇 푼으로 환경과 맞바꾸는 시대는 지났다.

서울시는 올봄 미세먼지를 억제하겠다며 인천·경기 지역의 노후 경유차 진입을 막겠다고 밝혔다. 국경 없는 미세먼지를 잡겠다고 애먼 인천시민들에게만 불편을 끼쳤다. 인천 서구 수도권매립지로 쓰레기를 버리기 위해 이동하는 연간 9만7천여 대의 서울시 폐기물 차량이 내뿜은 먼지는 안중에도 없으면서 말이다.

/김민재 인천본사 정치부 차장 km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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