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이유 막론하고 통학차량사고는 모두 어른 책임

경인일보

발행일 2018-07-19 제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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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동두천의 낮 기온은 33도였다. 이날 송내동 어린이집 통학차량 안에서 4세 아이 A양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원인은 질식사였다. A양은 이날 오전 9시40분께 다른 원생 8명과 함께 이 차를 타고 어린이집에 왔지만, 미처 내리지 못하고 차 안에 혼자 방치돼 있었다고 한다. 어린이집 통학차량은 햇볕이 강하게 내리쬐는 어린이집 건물 옆에 7시간이나 세워져 있었다. 수업 시작 이후에도 보육교사는 결석하는 원아가 자주 발생해 A양도 결석한 것으로 알고 적극적으로 소재를 파악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번 역시 운전기사나 어린이집 교사들이 하차할 때 단 한 번만이라도 차량 안을 주의 깊게 살폈더라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다. 어른들의 안전불감증으로 이런 사고가 반복되는 현실이 부끄럽고 참담하다.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우리는 또 '세림이법'을 거론한다. 지난 2013년 청주시에서 통학버스에 치여 세 살배기 세림이가 사망하자, 어른들의 부주의가 무고한 어린 생명의 목숨을 앗아 갔다고 해서 사회적으로 큰 파문을 일으켰다. 그래서 만들어진 게 '세림이법'이다. 통학차량에 운전자 외에 성인 보호자 한 명이 동승해서 승·하차 시 어린이의 안전을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 의무조항도 그때 생겼다.

세림이법 이후, 지금 우리 현실은 어떤가. 달라진 게 아무것도 없다. 어른들은 부주의하고, 우리 도로교통법은 선진국에 비해 여전히 관대하다. 법은 바뀌었는데 어린이 시설 종사자들의 인식은 여전히 구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사고가 일어나면 그때 뿐, 시간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모두 잊어버린다. 또 관련자들에 대한 처벌 강화와 사고가 발생한 어린이 교육시설에 대한 폐원 조치를 주장하지만 역시 그때뿐이다.

불볕더위에 어린아이 혼자 차 안에 두는 것은 살인 행위나 마찬가지다. 이런 살인이 매년 여름에 어김없이 발생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한 '통학차량 안전교육'이 있지만 2년에 3시간만 받으면 그만이다. 교육을 받지 않을 경우 내는 과태료는 고작 8만원이다. 이런 교육으로 어른들의 안전 불감증을 고칠 수 없다. 교육현장에서 법을 지키지 않으면 법을 강화한들 무용지물일 뿐이다. 그렇다면 교육 종사자 머릿속에 '안전불감증'이 절대 지워지지 않게 매주 교육을 하는 수밖에 없다. 그 어떤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통학차량 사고는 모두 어른들의 책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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