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노송지대 훼손사건 뇌물증거 철저히 조사해야

경인일보

발행일 2018-07-20 제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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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기념물 제19호인 노송지대 훼손 사건과 관련된 전·현직 공무원들의 금품수수 의혹을 입증할 수 있는 일부 증거자료가 나왔다. 경인일보가 입수해 보도한 자료는 노송지대 원형보존지역 완충지대인 수원시 장안구 이목동 797의 9 일원에 도시계획도로가 개설돼 이에 따른 250억원 상당의 시세차익을 얻은 토지주 K씨와 L씨의 영문 이름 앞 글자를 딴 'K&L 개발 외 1인' 명의의 은행 계좌다. 특히 이 계좌는 지난 2015년 2월 경기도문화재위원회의 현상변경허가 심의과정에서 수천만원을 수수한 도의원들에 대한 뇌물사건을 수사한 검찰에 제출된 증거 자료다.

노송지대와 관련된 의혹은 들여다 볼수록 의문 투성이 이다. 까도 까도 또 나오는 양파껍질 같다. 민·관·정이 함께 움직인 정황이 속속 드러나더니, 이번에는 토지주 K씨와 L씨가 전 도의원과 공무원들에게 로비를 한 것으로 추정되는 계좌내역의 일부 자료가 나온 것이다. 이 계좌에는 지난 2010년 12월 16일부터 2013년 3월 20일까지 전·현직 공무원 3명에게 합계 3천924만원이 송금됐고, '증제8호증1'이라고 표기돼 있다. 토지주 L씨가 직접 기록한 전·현직 공무원의 성씨를 의미하는 앞 글자와 금액이 표기돼 있다. 차명 계좌로 송금했지만 실제 공무원들에게 전달된 돈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당시 사건을 수사한 검찰이 전직 A도의원 등 2명과 토지주 L씨 등 2명을 뇌물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한데 반해, 전·현직 공직자들은 수사 대상에서 제외했다는 점이다. 익명의 제보자는 "도의원들의 뇌물수수 사건 수사과정에 통장 사본 등이 증거로 제출됐다"며 "'증제8호증1' 자료보다 더 많은 자료가 검찰에 넘겨졌지만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제보자는 "공직자 3~4명에게 각각 수천만원의 뇌물이 건네졌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당시 수사 과정에 대해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때 마침 염태영 수원시장이 노송지대 관련 의혹을 제대로 파악하라고 엄중 지시를 내렸고, 시 감사관실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제라도 사정기관은 '고소·고발이 되면 수사하겠다'는 소극적 태도를 버리고 적극적으로 수사에 나서야 한다. 뇌물수수 범죄의 공소시효는 7년이다. 이미 2010년 12월 16일부터 2011년 7월 19일까지의 뇌물액수는 사법 처리 대상에서 제외됐다. 시간이 갈수록 면책되는 뇌물액수는 점점 늘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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