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가족국장 빈자리 남성 배치 '딜레마'

윤설아 기자

발행일 2018-07-23 제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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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3급 女 간부공무원 없어
외부수혈에 내부 반발 '진퇴양난'
"개방형 바꾸면 사기 저하" 우려
외부 여성단체도 '소통문제' 지적

인천시가 곧 공석이 되는 여성가족국장에 여성을 앉힐지, 남성을 배치할지를 놓고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3급 여성 간부 공무원이 없다는 이유로 남성을 배치하자니 외부 여성 단체의 반발이 거세고, 개방형 임용을 통해 여성 인사를 수혈하자니 내부 공무원들의 반대가 커 '진퇴양난'에 빠진 형국이다.

시는 하반기 인사에서 김명자 여성가족국장이 공로 연수를 떠나 공석이 되는데, 그 자리에 남성 공무원을 임명하는 방안과 중앙 정부 인사나 민간 전문가를 임용하는 개방형 채용 방안 사이에서 여전히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3급 여성 공무원이 없는 데다가 시 4급 여성 공무원들은 승진 소요연수를 넘지 못해 이번 승진에서 모두 빠졌다. 시는 국장직을 공석으로 두고 여성정책과장이 직무대리를 하는 것도 검토했지만 이 또한 불가능한 상황이다.

가장 유력하게 검토하는 안은 남성 공무원을 배치했다가 내년에 장기교육을 마치고 돌아오는 3급 여성 공무원을 다시 배치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여성 정책을 남성한테 맡기는 '남성 여성국장'이라는 기현상을 빚게 된다. 6대 광역시 중에는 대전시 뿐이다. 울산시의 경우 1997년부터 민선 6기를 제외하고는 전문 인력 채용을 위해 복지여성국장을 개방형 직위로 채용해 왔다.

중앙 정부 인사나 외부 전문 인사 채용도 여전히 배제하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공무원들의 내부 반발이 커 고려 대상에서 자꾸 밀리는 모양새다.

인천시 내부 인터넷 대화방(IN2IN·인투인)에는 고위직 개방형 검토에 관한 글에 "고위직 개방은 신중해야 한다", "여성들이 이제 충분히 승진할 수 있는데 고위직을 개방형으로 바꾸면 사기가 저하된다", "행정 경험이 없는 개방형 임용은 반대"라는 등의 댓글이 수두룩하게 달린 상황이다.

시의 한 관계자는 "여성이 여성국장을 맡아야 한다는 건 오히려 여성의 진로를 제한하는 것"이라며 "또한 개방형으로 오면 내부 직원들과 어울리지 못할 우려도 높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인천시의 어정쩡한 입장과 '남성 여성국장' 임명 목소리에 여성 단체의 반발이 크다.

인천여성의전화 신하영옥 이사는 "출산, 보육, 성범죄 등 남성들은 직접 경험하지 못하는 점이 있어 여성 정책을 다른 관점으로 보거나 민감한 문제에서 여성 단체와의 소통 역시 형식적으로 갈 가능성이 있다"며 "공무원에 눈치 보는 행정이 아니라 전문 인력을 활용할 수 있는 개방형 인사로 여성 권익을 향상하는 인천시의 결단이 필요할 때"라고 말했다.

한편 시는 이번 승진 인사에서 인천시 최초로 여성 2급, 토목직 4급 승진 등 여성 공무원을 우대 승진하며 관리직 여성공무원 승진임용 확대 의지를 밝혔다.

/윤설아기자 say@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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