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서점 '생태계 파괴' 페이퍼컴퍼니 현황 수면위로]인천지역 '유령 서점' 300곳 넘는다

윤설아 기자

발행일 2018-07-24 제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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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도서관 도서 구매 입찰 참여
400여곳 추정 속 진짜서점 94곳뿐
'누구나 투찰 가능' 제도개선 필요


공공도서관 도서 구매 입찰을 노리고 만들어진 '유령 서점'이 인천지역에 300여 곳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인일보가 동네 서점의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고 지적해 온 '페이퍼컴퍼니' 서점 실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 향후 도서 구매 입찰 시스템 개선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인천시가 최근 9개 군·구(옹진군 제외)와 연계해 사업자등록증 상 '서적 도·소매업'으로 등록된 인천의 업체를 일제 전수 조사한 결과, 매장이 있는 지역 서점은 모두 94곳으로 확인됐다.

시와 서점 업계는 인천지역 공공도서관 도서구매 입찰에 참여하는 '서적' 등록 업체를 400여 곳으로 추정하고 있다. 94곳을 제외하면 300여 곳이 실제로 책 소매업을 하지 않는 '유령서점'인 셈이다.

인천시는 지역서점의 영업 활성화와 지역의 독서문화 확산을 위해 '지역서점 활성화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공공 도서관이 도서구매시 지역서점을 이용할 것을 각 기관에 권고해 왔다.

그러나 '서적 도·소매업'으로 사업자 등록만 내면 실제로 서점을 운영하지 않더라도 도서구매 입찰 참여가 가능하게 돼 있어 '청소용역업체', '소방설비업체', '유통·상사업체'가 도서납품을 하는 기현상이 빚어지기도 한다.

경인일보는 판로를 찾지 못한 동네서점의 생태계가 가짜 서점으로 흔들리고 있어 제재가 필요하다고 지적(2017년 3월 9·10일자 23면, 2018년 4월 12일자 8면)한 바 있다.

문제가 됐던 페이퍼컴퍼니의 현황이 구체적으로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인천지역 공공도서관은 29곳으로 올해 도서구매 예산은 94억7천700만원이다. 지난해 인천지역 공공도서관은 도서예산 94억5천100만원 중 75억4천만원(80%) 어치를 실제 지역 서점에서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지난해 구매 실적은 인천도서관발전진흥원·강화군의 경우 100%, 계양구와 옹진군, 미추홀도서관이 90%를 기록한 반면 동구, 남구, 남동구, 부평구 등 기초자치단체는 20%대에 머무는 등 여전히 편차는 심하다.

또한 현행 입찰 시스템으로는 사업자 등록만으로 누구나 공공 도서관 도서 구매 입찰에 참여할 수 있어 여전히 논란의 불씨는 남아 있다.

문인홍 인천서점협동조합 대표는 "현 제도와 시스템상으로는 누구나 투찰할 수 있는 만큼 검증 가능한 시스템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천시는 외부에 '서점' 간판을 달고 책을 판매하는 업체이면서 소상공인이 경영하는 인천서점 94개소 목록을 '인천 책 지도'로 제작해 공공기관에 배포하고 수의 계약을 유도해 나갈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공공도서관이 페이퍼컴퍼니와의 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전수조사를 벌였다"며 "지역 서점 구매 활성화를 위해 기관에 대해서는 수의계약을 유도하는 등 노력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윤설아기자 say@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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