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노회찬 의원의 죽음이 남긴 한국 정치의 과제

경인일보

발행일 2018-07-24 제23면
글자크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링크
  • 메일보내기
  • 인쇄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메일전송
'드루킹' 측으로부터 불법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 있던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극단적 선택이 정치권은 물론 온 국민에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노 전 원내대표는 유서를 통해 정치자금 수수를 인정하고 "어리석은 선택이었고 부끄러운 판단이었다"고 밝혔다. 또 "이정미 대표와 사랑하는 당원들 앞에서 얼굴을 들 수 없다"며 "법정형으로도 당의 징계로도 부족하다"고 밝혔다. 진보진영 대표 정치인으로서의 양심의 가책과 소속정당에 대한 죄책감을 떨쳐내지 못한 결과로 보여 안타깝다.

노 의원은 한국정치에서 진보의 가치를 일깨우고, 진보정치가 지향하는 인권과 사회적 약자의 권리 등에 대해 일관되게 자신의 정치철학과 소신을 펴왔던 몇 안되는 정치인 중의 한 명이었다. 2004년 17대 총선때 비례대표로 원내에 진출한 노 의원은 평생을 노동자와 소외계층의 편에 서서 그들의 권익보호에 앞장섰고, 진보정치를 국민대중이 친근하고 편안하게 인식하게 하는 데 결정적 기여를 한 정치인이었다.

노 의원의 죽음으로 향후 드루킹 관련 수사가 동력을 잃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나 특검은 도모 변호사에 대한 영장재청구 등 향후 수사방향을 재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본래 드루킹 특검법은 드루킹 일당이 정부 여당에 한 인사청탁이 거부된 것에 반감을 갖고 댓글에서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문재인 정부를 비방하는 여론조작 활동을 한데 대한 수사를 위해 만들어졌다. 이 사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민주당의 고발로 인해 적발된 선거 브로커의 개인 일탈 행위로 규정하였으나 주범인 드루킹 본인이 이 사건의 책임자로 김경수 경남도지사를 지목하면서 여야의 대립으로 이어졌다.

특검법의 내용 중 '드루킹 사건과 관련하여 인지된 사건'이 수사 대상에 포함되어 있다. 본래 이번 드루킹 사건의 본질은 댓글을 조작하여 불법으로 유포하여 여론을 조작한 것이었는데 이 과정에서 여권의 유력 정치인이 거론되고 금품 수수 의혹이 나오면서 사건이 일파만파로 번진 측면이 있다.

노 의원의 죽음에도 불구하고 드루킹 일당의 댓글조작 행위의 진상은 반드시 밝혀내야 한다. 또한 정치자금법에도 현실과 동떨어진 부분이 있다면 제도 개선을 통해 보완해 나갈 필요가 있다. 노회찬 의원의 죽음은 진보정치 뿐만이 아니라 한국정치의 큰 손실이다. 여야 정당이 이 비극적인 일을 정략에 이용하는 일이 있어선 안된다는 사실을 강조해 둔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경인일보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