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창

[오늘의 창]경고등은 꺼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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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준 인천본사 경제부 차장
올 초 한국지엠 철수설은 인천을 뒤흔들었다. 지역 경제단체와 시민사회단체 등 60여 곳이 참여하는 '한국지엠 조기 정상화 및 인천 경제살리기 범시민위원회'가 구성돼 정부와 인천시, 산업은행 등에 한국지엠의 조속한 정상화를 건의했다. 4천여 명이 참여한 궐기대회에선 "한국지엠의 경영위기로 자동차 산업과 인천 경제가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다"며 사태의 심각성을 부각하기도 했다. 인천의 자동차부품업계가 함께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감은 인천 경제계와 지역사회가 함께 한국지엠 문제 해결에 나선 요인 중 하나였다. 인천지역 자동차부품 협력업체는 520여 곳으로 3만9천500여 명이 종사하는 것으로 파악된ㅑ다. 이들의 가족까지 감안하면,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사람은 16만명 규모로 커진다. 인천 지역사회의 이 같은 열성적인 활동은 한국지엠 경영 정상화를 위한 정부와 미국 GM 간 회생 합의에 밑거름이 될 수 있었다. 인천 자동차부품 업계에 켜진 경고등도 꺼진 듯했다.

인천의 올 상반기 수출은 반도체와 자동차, 철강판을 중심으로 강세를 보이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유독 자동차부품은 감소세를 나타냈다. 13개월 연속이다. 국내 완성차 회사들의 해외 현지 신차 출시와 차량 생산 대수가 줄어든 데 따른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뚜렷한 대책이 보이지 않는다"는 전문가의 설명은 상황을 더욱 암울하게 한다.

최저임금과 원자재 가격 등 비용의 지속 상승은 생산 여건을 악화시키고 있다. 미국발 보호무역 움직임도 더 강력해지고 있다. 인천의 한 자동차부품 업체 대표는 "미국의 수입 자동차 부품에 대한 고관세 적용은 우리에게 폭탄이 될 것"이라고 했다.



국내외 환경이 모두 녹록지 않다. 자동차부품 산업은 인천 내 제조업 중 부가가치와 종사자 비중이 큰 주력산업이다. 핵심 기술 역량을 키우게 되면 미래 산업으로 주목받는 항공·로봇 분야로의 고도화 가능성도 충분하다. 인천 자동차부품 산업의 새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구체적이고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정부와 지자체 등 정책 당국도 업계의 목소리와 상황을 세심하게 살펴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잠깐의 관심으로 위기를 극복했다고 착각해선 안 된다. 인천 자동차부품 업계에 켜진 경고등은 아직 꺼지지 않았다.

/이현준 인천본사 경제부 차장 uplh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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