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수면 위로 드러난 '가짜 인천지역서점'

경인일보

발행일 2018-07-25 제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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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가 '지역서점 활성화에 관한 조례'를 제정·공포한 것은 지난 2016년 12월이다. 조례는 지역서점의 정의를 규정하고, 3년마다 지역서점 지원계획을 수립·시행하도록 하며, 지역서점의 실태와 현황 등에 관한 실태조사를 실시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지역서점의 활성화를 위한 정책사항 등을 심의하고 자문하기 위해 '인천광역시 지역서점위원회'를 설치·구성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시는 이 조례의 취지를 살려 공공도서관이 책을 구입할 때 지역서점을 이용할 것을 권고해왔다. 29개에 달하는 인천지역 공공도서관이 지난해 지역서점에서 실제 구매한 액수는 전체 예산 94억5천100만원 중 80%에 달하는 75억4천만원이다. 외형적으로는 일단 조례의 제정목적을 달성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을만하다.

문제는 공공도서관의 책 구입이 '진짜 인천지역서점'을 통해 이뤄지고 있느냐는 것이다. 조례 제2조는 지역서점의 정의를 "인천광역시에 주소와 방문매장을 두고 '소상공인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에 따른 소상공인이 경영하는 서점"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에 따라 시가 최근 옹진군을 제외한 9개 군·구와 합동으로 사업자등록증 상의 '서적 도·소매업' 업체를 전수 조사한 결과, 방문매장을 두고 있는 지역서점은 모두 94개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서점업계와 시는 현재 인천지역 공공도서관 도서구매 입찰에 참여하는 등록업체 규모를 400여개로 추정한다. 그렇다면 300여개의 지역서점은 실제로는 책 소매업을 하지 않는 '유령서점', 조례상 지원대상이 되지 않는 '페이퍼컴퍼니'라는 얘기다.

현행 도서구매 입찰시스템은 사업자등록증만 갖고 있으면 누구나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맹점을 안고 있다. 이렇다보니 서점을 운영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업종 자체가 책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업체들이 공공도서관에 책을 납품하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진다. 급기야 시가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진짜 인천지역서점'을 알리는 '인천 책 지도'를 제작해 공공기관에 배포하기로 했다. 또 이들 지역서점들과의 수의계약을 적극 유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지역서점위원회가 실질적으로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활성화하고, 지역서점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재정지원계획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지역서점들이 살아나고, 살아난 지역서점들이 문화도시 인천의 거점이 되는 선순환구조를 만드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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