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서구 검단신도시 건설 예정부지에서 고려청자 다기와 청동기시대 전기 유물이 출토됐다. 고려청자 다기. /문화재청 제공 |
돌덧널 무덤 51기 중 한 곳서 출토
12세기 전반 강진·부안 제작 추정
돌칼 등 청동기 전기 유물도 다수
'주거지 126기' 군락 이룬채 발견
각각 문화재·고고학적 가치 높아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 건설 예정 부지에서 원형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고려청자가 발굴됐다. 청동기 시대 전기로 추정되는 유물도 다수 발견돼 서해와 한강 하류를 중심으로 펼쳐진 선사시대 집단 주거지 연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검단신도시 사업을 추진하는 인천도시공사로부터 문화재 발굴 조사를 의뢰받은 호남문화재연구원은 인천 서구 마전동과 불로동 일대 2단계 사업부지에서 고려시대 청자 다기(茶器)를 발견했다고 25일 밝혔다.
다기는 참외 모양의 주전자와 잔, 잔 받침, 접시, 푼주(아가리는 넓고 밑이 좁은 그릇) 등으로 구성됐다.
이번에 발견된 청자 다기는 고려시대 돌덧널 무덤 51기 중 한 곳에서 발견됐다. 사용한 흔적이 없이 깨끗해 장례 때 부장품으로 쓰인 것으로 보인다.
무덤은 원래는 석재로 네 벽을 쌓아 뚜껑을 덮은 'ㅁ'자 모양이어야 하는데 한쪽 변이 유실돼 'ㄷ'자가 됐다.
청자가 발견된 돌덧널무덤. /문화재청 제공 |
청자 성분을 분석한 결과 철분 함량이 거의 없는 흙으로 나타나 12세기 전반 전남 강진이나 전북 부안 지역에서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도요지에서 생산된 청자가 고려 수도 개성 왕실로 보내졌고, 이를 인천 검단지역의 귀족 집안에 하사한 것으로 보인다.
사업부지 내 다른 무덤에서는 자기 외에도 청동거울과 숟가락, 장신구, 각종 화폐 등 다양한 유물들도 발견됐다.
한수영 책임연구원은 "청자가 한 세트로 훼손 없이 완전한 모습을 보이고 있고, 유래나 족보(생산·보급 경로)가 거의 뚜렷하기 때문에 문화재적 가치가 충분하다"며 "고려청자의 제작과 수급양상을 파악하는 데 귀중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청동기 시대 전기에 해당하는 기원전 11~8세기 유물들도 대거 발견됐다. 점토로 된 띠를 이어 붙여 만든 토기를 비롯해 돌도끼, 돌화살촉, 돌칼, 가락바퀴 등 다양한 석기류가 출토됐다.
(왼쪽부터)돌화살촉, 토기, 가락바퀴, 돌칼. /문화재청 제공 |
청동기 시대 주거지 126기가 군락을 이룬 채 발견돼 고고학적으로 중요한 자료를 제공했다.
앞서 1999년 발견된 검단 원당지구 내 선사 유적지와 함께 검단에서 선사시대 군락지가 대규모 발견된 이유는 서해에서 한강 하류로 이어지는 물줄기를 따라 주거지가 형성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인천도시공사와 호남문화재연구원은 26일 현장 설명회를 통해 발굴조사 성과를 시민들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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