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이상기온 반영한 전력수급 대책 재검토해야

경인일보

발행일 2018-07-26 제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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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 수준의 폭염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전국 곳곳에서 정전이 잇따르고 온열환자도 크게 늘었다. 25일 최대 전력수요는 9천40만㎾를 기록했다. 역대 최고치인 전날의 9천248만㎾보다 208만㎾ 줄었다. 자칫 블랙아웃(대정전)이 우려되는 상황이었지만 다소 여유가 생겼다. 하지만 여전히 불안하다. 정부가 전력 상황이 위기라고 판단하는 기준은 예비력 500만㎾다. 이 이하로 떨어지면 정부는 위기경보를 발령하고 가정과 기업에 절전 참여를 유도한다. 2011년 9월 15일 전국에 걸쳐 발생한 대정전의 악몽을 기억하는 국민들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

연일 치솟는 폭염도 걱정이나 정부의 빗나간 전력수요와 이에 대한 안일한 대처도 큰 문제다. 산업부는 지난 5일 '하계 전력수급대책'을 통해 이번 여름 최대전력수요를 8천830만㎾로, 전력 최대 수요 시기도 8월 2·3주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뿐이 아니다. 전력 예비력도 1천241만㎾, 전력 예비율은 14.1%로 제시했었다. 그러나 이미 7월이 가기도 전에 최대전력수요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예비율 역시 위험 수준에 다다르는 등 정부 수요 예측이 모두 빗나갔다. 이러니 탈원전정책을 합리화하기 위해 수요예측을 지나치게 낮게 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이다.

전력수요가 불안하자 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 22일 폭염 대처를 위해 원전 가동을 늘린다는 보도자료를 낸 바 있다. 이 때문에 전력문제가 심각하자 정부가 원전 정책을 수정할 것이란 얘기가 돌았다. 실제로 올해 초 50%대에 그쳤던 원전 가동률은 80%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은 "원전 가동에 대해 터무니없이 왜곡하는 주장이 있다"고 말했다. 탈원전 정책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점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하지만 공교롭게 정부가 탈원전을 실행에 옮긴 원년에 최악의 더위가 덮쳤다. 장관이 직접 해명하는 걸 보면 정부도 크게 당황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문제는 이번 더위가 지속할지 모른다는 점이다. 북극권 한낮 기온이 33도에 달하는 등 이미 전 세계는 이상기후로 몸살을 앓고 있다. 유엔 세계기상기구(WMO)는 이런 상황이 몇 년 더 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내년에도 불안한 전력수급으로 국민들이 불안에 떨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상기온을 반영해 원전까지 포함한 전력대책을 재편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가진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전력대책을 재검토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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