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덤표시도 못해놨는데"…유해송환에 눈시울 붉힌 美참전용사들

미국 곳곳서 정전65주년 기념…노병들, 북미관계 진전에 큰 기대

연합뉴스

입력 2018-07-28 14:3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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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역의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이 7·27 한국전 정전협정 65주년을 맞아 다채로운 기념행사를 열었다.

특히 북한이 6·12 북미정상회담 합의에 따라 미군유해를 송환했다는 소식을 접한 참전용사들은 수십 년간 마음속 깊이 쌓아둔 한 맺힌 감정이 북받친 듯 감격스러워하는 표정이었다.

미국 한국전참전용사협회는 27일(현지시간) 워싱턴D.C.한국전 참전 기념공원에서 참전 유공자 100여명와 주미대사관 국방무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행사를 가졌다.

참전 유공자들은 유엔 참전 21개국을 대신해 이날 행사에서 백장미를 헌화했다.

뉴욕 맨해튼에서도 참전용사들이 박효성 뉴욕총영사, 찰스 랭걸 전 하원의원과 함께 기념식을 개최했다.

참석한 참전용사들은 잊힌 줄 알았던 자신들의 군 복무를 기억해주는 데 대해 감격스러워 눈시울을 붉혔다.

뉴욕 한국전참전용사협회의 회장인 샐 스칼래토는 "우리가 귀국했을 땐 퍼레이드 따위가 전혀 없었다"며 "그냥 제대해서 직장으로 갔다"고 말했다.

오하이오 주 신시내티의 외곽 에번데일의 제너럴일렉트릭(GE) 항공기 공장에서는 육해공 참전용사 70여명이 모여 기념일을 보냈다.

이들은 미국 항공기가 북한으로 들어가 55상자에 담긴 미군 전몰장병들의 유해를 회수한다는 드문 사실에 기쁨을 드러냈다.

해군 참전용사인 로버트 제이컵스(89)는 "믿기 어려운 일"이라고 반색했다.

참전용사들은 유해의 신원이 확인돼 유족들이 장례를 치르고 훈장을 대신 받아 사랑하는 이들과의 이별을 일단락하는 데 도움이 되길 기대했다.

북한의 유해송환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 이후 북미관계의 진전을 시사하는 첫 조치다.

공군 참전용사인 폴 코엔(86)은 "전직 대통령들이 알게 됐듯이 북한은 상대하기가 힘들다"며 "그런 의미에서 나는 트럼프가 노력하고 있다고, 이런 상황에서 그게 할 수 있는 전부라고 본다. 상황이 잘 풀릴지 희망해보자"라고 말했다.

제이컵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한 노력의 하나로 미국의 적들과 대화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엄청나게 훌륭한 대통령"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그는 "남북한의 전쟁상태는 많은 해에 걸쳐 계속될 것"이라며 "하지만 최소한 그들이 대화하고 있으면 종국에는 내가 살아있는 동안은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뭉쳐서 통일된 코리아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해군 참전자인 윌리엄 베커(91)도 평화를 끌어내는 마중물로 대화를 하는 게 중요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을 호평했다.

베커는 "우리 남북전쟁 때 모두 미국인이었던 것처럼 한국전쟁 때 그들도 모두 코리안이었다"며 "희망하건대 그들도 서로 평화로운 관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전쟁에서 실종된 미군은 7천700여명으로 기록돼 있으며 5천300여명의 유해가 아직 북한에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미군 전사자는 3만6천명 정도다.

제이컵스는 "북한 지형을 아는 까닭에 나는 전사자를 한 명도 빠짐없이 모두 데려올 것이라는 데 대해 매우 회의적"이라며 "불행히도 전쟁은 끔찍했고 그들은 죽어서 묻혔고, 아무도 그들의 무덤에 표시를 남기지 않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