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인천시 징계요구서 조작사건 철저히 밝혀야

경인일보

발행일 2018-07-31 제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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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가 지난해 직원의 징계 여부 및 수위를 정하는 과정에서 징계요구서가 위·변조된 사실이 드러났다. 징계요구서를 위·변조한 행위는 사법적인 문제에 해당하기 때문에 '사건'으로 봐야 마땅하다. 이는 형법상 공문서 위·변조에 해당하는 범죄다. 당사자 입장에선 억울하고 황당하기 짝이 없는 일이며, 처벌(징계)은 공정하고 엄중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상수도사업본부도 사건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최근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징계요구서 위·변조 사건 경위는 이렇다. 상수도사업본부 감사팀은 지난해 1월 A씨에 대한 징계요구서를 첨부 문서와 함께 인사위원회에 보냈다. 첨부 문서에는 '징계 사유'(직무태만)와 '징계 요구권자 의견'이 적혀 있는데, 당시 인사위원회 개최 업무를 담당하던 직원이 내용을 부풀렸다고 한다. 인사위원회는 위·변조된 징계요구서로 A씨에 대한 징계(감봉 2개월)를 심의했고, A씨는 소청 심사를 거쳐 지난해 8월 감봉 1개월 처분을 받았다.

이번 사건에서 위·변조된 징계요구서가 인사위원회 판단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우선, 징계요구서가 위·변조된 자체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특히 위·변조 과정에서 윗선의 압력이나 입김은 없었는지 경찰 수사에서 철저히 밝혀야 한다. 징계요구서는 함부로 손대면 안 된다. 설령 내용이 부실하거나 미흡한 부분이 있다고 해도 감사팀에서 직접 보강 조사를 통해 보완해야 한다. 인천시 감사관실도 "징계요구서 위·변조는 있어선 안 될 일"이라는 입장이다. 위·변조 징계요구서로 인해 A씨가 과한 수준의 징계를 받았다면, 인사위원회 재심의도 고려해야 한다.

상수도사업본부가 징계요구서 위·변조 사실을 인지한 건 올해 4월이다. 그것도 A씨의 민원 제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상수도사업본부 감사 부서는 독립돼 있지 않다. '업무부' 안에 공직 기강 업무를 담당하는 '감사팀'과 인사위원회를 운영하는 '인사총무팀'이 함께 있는 구조다. 감사팀이 조사 후 본부장 명의 징계요구서를 작성해 인사팀에 전달하면, 인사위원회를 소집하고 안건을 제출·상정하는 방식이다. 감사팀이 독립되지 않다 보니 징계요구서가 인사위원회로 전달되는 과정에서 '내부 개입'이 가능했다. 다시는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감사 및 인사위원회 운영시스템 등 조직을 재정비하는 일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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