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공감

[인터뷰… 공감]'女고용 앞장' 김나연·장예원 미나리 빵집 공동대표

노릇노릇 맛있게 익어가는 두 빵순이의 상생 레시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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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영동시장 청년몰 미나리빵집이 신제품 개발과 우수 상품 선정 등 청년 창업의 꿈을 키우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진은 미나리빵집 김나연(오른쪽), 장예원 공동대표가 매장 앞에서 손님을 맞이하고 있는 모습.

여성으로서 가정·일 병행 가능한 분야 찾다 창업 도전
수원남문시장 옛모습·미나리의 효능 착안해 제품개발
개성있는 브랜드·담백한 맛 '이마트 스타상품'에 선정
경단녀 출신 제빵사 등 어머니 직원 채용 확대 노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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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은 여성이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중·장년층들도 하기 힘든 창업을 청년들이 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특히 요즘처럼 일자리를 구하기가 힘든 시기에 청년들이 창업을 한다는 것은 더욱 힘들다.



하지만 창업을 통해 인생 설계를 하는 젊은이들이 있다. 수원 영동시장 청년몰 '28청춘'에 입점해 있는 '미나리 빵집'이다.

이곳은 문을 연 지 1년여밖에 지나지 않은 새내기 점포지만 수원을 넘어 전국에서도 사랑받는 빵집으로 성장하고 있다.

창업 시장에 과감하게 도전장을 내민 김나연(28), 장예원(34) 공동대표는 미나리 빵집을 통해 지역 상생과 여성 고용 활성화를 꿈꾸고 있는 당찬 사업가들이다.

미나리 빵집의 시작은 지난 2016년 수원시가족여성회관의 제과제빵 기능사 자격증 수업에서 시작됐다.

두 아이의 엄마인 장 대표는 당시 다니던 디자인 회사를 그만두고 여성들이 가정과 일을 병행할 수 있는 사업을 구상 하고 있었다. 그때 생각해 낸 아이템이 누구나 손쉽게 접할 수 있고 좋아할 수 있는 '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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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대표는 "당시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만 일을 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가정일을 할 수 있는 사회적 기업을 설립하고 지역 여성과 함께하는 일을 모색하고 있었다"며 "법인 설립과 시스템은 있지만 시간은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차에 (김)나연이를 알게 됐고 서로를 잘 보완해 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사회학을 전공했던 김 대표도 취업 준비를 하던 중 평생 직업으로 삼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던 차에 평소 좋아했던 빵과 관련한 창업을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고 한다.

김 대표는 "창업을 고민하던 차에 예원 언니를 만나게 됐고 언니가 청년몰 입점을 제안했다"며 "부모님을 비롯해 주변에서 걱정도 많이 하셨지만 좋아하는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창업을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두 대표는 과거 수원 남문시장 주변이 미나리 밭이었다는 것과 미나리가 물을 정화하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것을 활용해 천연 미나리 효소를 이용한 발효 빵을 선보이고 있다.

그래서 가게 이름도 미나리 빵집이다. 미나리 빵집은 독특한 브랜드와 담백한 맛으로 손님들을 끌었고 맛집으로 알려지면서 유명세를 탔다.

미나리 빵집은 지난해 이마트가 개최한 '이마트 스타상품 개발 프로젝트'에서 우수 상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에 신세계백화점 의정부점과 명동본점, 영등포점에서 팝업스토어 입점이라는 새로운 경험도 하게 됐다.

특히 의정부점에선 함께 행사에 참여했던 업체 중에서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하는 등 인기몰이에 성공했다.

김 대표는 "이마트 스타상품 프로젝트에 참여한 것은 새로운 경험이었다"며 "수원뿐만 아니라 전국에 네트워크가 생겼고 백화점이라는 새로운 판매 공간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끊임없는 연구개발과 새로운 도전은 미나리 빵집이 성장하는데 원동력이 되고 있다. 현재 이곳에서 판매하고 있는 품목은 11종류인데 처음 문을 연 지난해보다 3개 품목이 늘어난 것이다.

실제 지난 6월 신세계 백화점 영등포점에서 열린 팝업스토어 매장에서는 미나리 효소 반죽으로 만든 쌀 러스크가 첫선을 보이기도 했다.

김 대표는 "지금 손님들에게 소개하고 있는 메뉴들은 처음 개발한 것과는 다른 것"이라며 "(메뉴를) 바꿔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수시로 여러 가지 실험을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메뉴 개발 외에도 이들은 소상공인 협동조합 형식의 새로운 가게를 수원 교동에서 준비하고 있다. 영동시장 청년몰에서 함께하고 있는 '시나브로 카레'와 뜻을 모아 새로운 레시피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장 대표는 "함박스테이크 전문점을 내기 위해 준비 중이다"며 "수원 교동은 인쇄 거리로 유명한 곳이라 책과 연관해 독립출판서점과 식당을 함께 만드는 모델을 만들어보려고 한다"고 소개했다.

이어 "시나브로 카레 친구들은 요리와 SNS에 능하고 미나리 빵집은 브랜드와 네트워크 활용을 잘하고 있는 만큼 함께 모였을 때 시너지 효과가 날 것으로 생각했다"며 "임대료도 저렴하고 상권이 발달하지 않은 곳을 찾았고 청년 상인들이 들어가면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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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지만 두 공동 대표는 처음 목표였던 지역 여성들의 고용 창출은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미나리 빵집은 두 대표를 비롯해 2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는데 그중 한 명이 경력 단절 여성이다.

장 대표는 "실력이나 준비했던 것에 비해 관심을 많이 받으면서 의외로 매출이 올라가는 경험을 하게 됐다"며 "경력 단절 여성을 고용할 수 있었는데 우리에게는 상징적인 분"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이 여성은 두 아이의 엄마로 과거 유명한 제과점에서 근무한 경험도 있었지만,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이었다"며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일을 하고 계시고 육아 등 보육 편의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도 "백화점에 납품하는 시기가 생겼을 때 인력이 부족할 경우가 생기는데 그때에는 일을 배우신 어머니들께 빵 제조 등을 부탁하려고 한다"며 "고용이 늘 수 있도록 꾸준하게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더운 날씨 탓에 미나리 빵집에도 어려움이 찾아왔지만 두 대표는 당당히 위기 극복에 나선다는 각오다.

창업 과정에서 닥친 위기로 지금을 꼽은 김 대표는 "더운 날씨 탓에 시장을 찾는 손님들이 줄어 매출도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떨어졌다"며 "주변에 물어봐도 '여름 비수기는 버티는 것'이라고 했다"며 미소를 지었다.

장 대표 역시도 "빵은 다른 품목에 비해 더운 여름에 더 안 팔리는 경향이 크다"며 "길게는 3∼4년 정도 해봐야 장사의 흐름을 알 수 있다고 하지만 다음을 준비하면서 어려움을 이겨 나가겠다"고 답했다.

글·사진/이원근기자 lwg33@kyeongin.com·/미나리 빵집 제공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

■수원 영동시장 청년몰 '미나리 빵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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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 7월수원 영동시장 청년몰 '28청춘' 미나리 빵집 개점

▲ 2017년 9월이마트 스타상품 프로젝트 선정

▲ 2017년 11월스타트업 페스티벌 전통시장 청년상인 먹거리촌 참가

▲ 2018년 3월신세계백화점 의정부점 명동 본점 판매행사 실시

▲ 2018년 6월신세계백화점 영등포점 판매행사 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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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근기자

lwg33@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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