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전기요금 누진제 무서워 에어컨 못 켜는 서민들

경인일보

발행일 2018-08-01 제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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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례가 드문 폭염에 지친 국민들이 진땀을 흘리고 있다. 냉방수요가 폭발하면서 전력 사용량이 사상 최대치 기록을 연일 갈아치우고 있다. 8월이 시작된 시점에 벌써 온열환자가 2천명 가깝다고 한다. 그런데 한낮 35도를 넘는 살인더위에, 30도 가까운 열대야에도 에어컨을 켜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전기요금 폭탄 고지서가 걱정인 저소득 서민층이다. 더위에 지친 서민들이 죽을 맛인데도 정부와 한국전력은 이렇다 할 대책이 없다. 청와대 게시판에 누진제 폐지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빗발치는 이유다.

한전은 가정에서 자유롭게 검침일을 바꿀 수 있도록 하는 AMI 교체사업을 하고 있다. 전기요금 누진제로 인해 검침일에 따라 요금이 달라지는 불합리한 현실을 개선하자는 취지다. 검침일이 매월 15일인 가정은 다른 시기보다 최대 15%까지 요금을 더 내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전은 AMI를 2020년까지 2천250만 호로 늘리기로 했으나 현재 600만 호에 그치고 있다. 한전 경기본부 관내도 전체 247만4천호 가운데 74만3천호에만 설치됐다. '시스템 준비 과정이 늦어졌다'고 변명하는 한전의 늑장 행정에 서민들만 피해를 입게 됐다.

현행 전기요금 누진제가 서민들의 부담만 가중시킨다는 불만도 크다. 전기사용량을 조절하겠다면서 산업용과 상업용은 놔두고 가정용에만 누진제를 적용하는 것은 형평성에도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국내 전력소비의 55%는 산업용, 20%는 상업용, 주택용은 13% 수준이다. 정부는 우리나라 가정용 전기요금은 낮은 편에 속한다고 말한다. 지난 2016년 6단계인 누진제를 3단계로 축소해 전기요금 부담을 많이 덜어줬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스탠드형 에어컨을 4인 기준으로 10시간 사용하면 월 전기요금은 17만7천원이 더 드는데, 6단계였다면 39만8천원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누진제를 폐지하거나 여름철만이라도 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더 커지고 있다.

전기요금 폭탄 걱정에 저소득층과 노년층이 힘겨운 여름나기를 하고 있다. 식구들 나가면 에어컨 끄는 게 노부모들이다. 청와대 게시판에는 누진제 폐지 등 전기요금 부담을 덜어달라는 청원이 빗발치고 있다. 유별나게 더운 여름인 만큼 올 7·8월 전기요금을 낮춰줘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정부는 앞으로 보완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당장 이달 말 각 가정에 전달될 전기요금 고지서가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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