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밖은 폭염으로 '펄펄' 안은 경제악화로 '꽁꽁'

경인일보

발행일 2018-08-02 제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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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가 꽁꽁 얼어붙었다. 111년 만의 폭염으로 온 나라가 들끓고 있지만 반대로 경제는 때아닌 한파에 덜덜 떨고 있는 형국이다. 최근 각종 경제지표가 눈에 띄게 악화됐다. 국민경제 3대 축이라 할 수 있는 생산 소비 투자가 모두 부진에 빠졌다. 여기저기서 한국의 성장엔진이 꺼졌다고 아우성이다. 설비투자는 2000년 이후 처음으로 4개월 연속 내리막길을 걷고, 소비자심리지수는 1년3개월 만에 최저치다. 기업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역시 1년5개월 만에 가장 낮다.

통계청이 지난 31일 발표한 '6월 산업활동 동향'을 보면 설비투자는 전월보다 5.9% 줄어 3월 이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설비투자가 4개월 연속 위축된 건 2000년 9~12월 이후 처음이다. 기업경기실사지수(BSI)도 75로 17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낙폭도 2015년 6월의 메르스 사태 이후 가장 컸다. 이뿐만이 아니다. 영세 자영업자 폐업도 올해 1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기를 이만큼 끌고 온 반도체 분야마저 투자감소 징후가 나타나고 있는 점은 매우 우려된다. 반도체가 무너지면 우리 경제의 앞날은 너무도 캄캄하다.

대부분 경제연구기관과 경제 전문가들은 국내 경기가 지난해 하반기 정점을 지나 본격적인 하강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하고 있다. 경기가 순환 사이클상 수축 국면에 접어들어 상반기보다는 하반기, 올해보다는 내년 경기가 더 나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L'자형 장기침체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이 때문에 국책연구소에서도 정부의 경기대응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과감한 규제 완화를 통한 기업 투자 유도, 소비 진작 등 적극적인 경기 부양책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데도 정부는 소득주도성장을 바탕으로 하는 J노믹스 효과가 중장기적으로 나타나는 만큼 멀리 봐야 한다는 시각을 갖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이런 정부의 경제정책을 국민이 더 걱정하고 불안하게 바라보고 있다. 지금 필요한 건 기업이 마음 놓고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이다. 투자가 원활해야 일자리가 생기고, 일자리가 생겨야 소비가 늘어난다. 그런데 정부는 저소득층을 위해 근로 장려금의 대상과 지급액을 확대하고, 자녀장려금을 늘리는 등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지금은 위기의식을 갖고 경제정책 방향의 근본적인 재정립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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